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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학습 본보기 국교/화제의 부산 안남국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TV 교육프로 교과·학년별 2년치 녹화 교재 활용/교내 학생생활도 촬영해 현장교육… 모두 1,800개나
부산시내 일선 국교에서 TV교육방송이 방영한 교육프로그램을 2년여에 걸쳐 교과별·학년별로 한 단원도 빠짐없이 비디오테이프에 모두 녹화,재편집해 교육용 자료로 활용중이어서 신선한 화제가 되고 있다.
부산시 안락동 안남국교(교장 최오경·58)가 그 학교.
다른 학교들도 교육용 비디오테이프를 몇십개씩 갖추고 있기는 하나 전 교과목에 걸쳐 학년별·단원별로 활용하고 있는 학교는 이 학교가 전국 유일이어서 교육당국과 주위의 학교들로부터 그 정성에 대한 찬탄과 함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국어·자연·실과·음악·체육·미술·특활 등 전 과목에 걸쳐 그 숫자만도 1천8백여개에 이른다.
안남국교측은 이외에도 학생들이 복도에서 장난을 치는 장면,학교 담장을 넘어 다니는 모습,싸움하는 광경 등도 비디오카메라로 담아 자체 제작한 테이프 48개도 보관해 두고 수시로 학생들에게 틀어줘 생생한 현장교육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학교가 이같은 비디오를 제작,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89년 3월.
87년부터 2년동안 부산시교육원에 근무하면서 교육방송의 프로그램중 놓치기 아까운 자료들이 많히 있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한 당시 허구교장(60·현 거학국교교장)이 이 학교로 부임하면서부터였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교육방송에서 많은 돈을 들여 만든 우수한 프로그램들이 일선 학교들의 인식과 정성부족으로 제대로 이용되지 못하는 현실이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허 교장은 방송프로가 내용은 좋으나 학생들이 잘 보지 못하는 오후 5시 이후에 방영되고 있는 점을 감안,이를 학교에서 직접 녹화·재편집해 교육자료로 활용키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고성능안테나와 VTR 5대를 구입,매일 당직교사를 정해 교육방송프로중 국교과정을 하나도 빠짐없이 녹화한 뒤 학년별 과목별로,심지어는 단원별로까지 세분해 재편집,정리해 나갔다.
재편집·정리를 모두 끝내기까지는 꼭 2년 6개월이 걸렸다.
교장을 포함해 이 학교 전 교사들의 정성과 학생들에 대한 사랑이 이뤄낸 노작이었다.
이 국교에서는 이렇게 제작한 비디오테이프 교재를 교실마다 설치된 VTR를 통해 전체 수업시간의 40%이상을 할애해 방영,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과 함께 책위주로 교육할때보다 월등한 효과를 올리고 있다. 이밖에도 카메라 등 간단한 방송용 장비를 구입하고 자체 방송실을 마련,비가 오는 날 등에도 교장·교감이 화면을 통해 교실조례를 하기도 해 학교 전체가 조그만 방송국을 방불케하고 있다.
안남국교의 이같은 수업방법이 알려지자 3월 전국의 학교방송담당 장학사·연구사 및 교육방송 연구 시범학교 교감들까지도 찾아와 비디오학습자료와 교육실태 등을 둘러보고 가기도 했다.
또 매일 1개교 이상의 교육방송담당 교사들이 찾아와 비디오 학습·운영방법 등을 배워가는 등 인기가 높다.<부산=정용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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