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동원그룹 '책꾸러기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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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기는 생후 8개월이 되면 건강검진을 하러 온 방문 간호사에게서 책 선물을 받는다.

'북스타트'운동 덕이다. 1992년 버밍엄 지역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가장 효율적인 교육방법'이라는 여론에 힘입어 영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아기 때부터 책을 접한 버밍엄 지역 아이들에 대한 연구 결과 만 7세에 치른 시험에서 읽기.쓰기 등의 언어영역뿐 아니라 수학.과학에서까지 다른 지역 아이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삼남매 독서영재 육아법'의 저자인 주부 유은정(43.서울 휘경동)씨는 삼남매 모두 사교육 없이 독서를 통해 영재로 키웠다. 큰딸(14)은 2005년 동부교육청 정보영재로, 작은딸(13)은 2006년 과학영재로 선정됐다. 막내 아들(8) 역시 지난해 숭실대 영재교육연구소에서 영재 판정을 받았다. 유씨는 "남편의 사업 실패로 생활비에 쪼들려 옷은 모두 주변에서 얻어 입히면서도 아이들이 보고 싶어하는 책은 사 줬다"고 밝혔다.

책 읽기에 어린 나이는 없다. 도리어 늦은 나이가 있을 뿐이다. 경기도 일산에서 어린이도서관 '웃는 책'을 운영하고 있는 김소연 관장은 "유아기에 책과 친해지지 못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 독서에 흥미를 갖게 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렇게 영.유아기 독서야말로 우리 사회의 백년지대계다. 중앙일보는 '어린이들이 어려서부터 책을 가까이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한국판 '북스타트'운동인 '책꾸러기' 캠페인을 동원그룹(회장 김재철)과 함께 펼친다. 첫 달에 3000가정, 이후 매달 1000가정씩 선정해 1년 동안 매달 한 권씩 12권의 어린이 책을 무료로 보내주는 사업이다. 연간 12만 권에 이르며 올해 말까지 모두 1만 가정이 혜택을 받는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여성가족부가 후원한다.

책을 받아 보고 싶은 가정은 매달 20일까지 그 달의 추천도서 10권 중 하나를 골라 인터넷 홈페이지(www.iqeqcq.com)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6세 이하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신청 가정의 사연을 심사, 매달 27일 당첨자를 발표하고 원하는 책을 일주일 내에 집으로 보내 준다. 또 그림책을 받아 아이에게 읽힌 부모가 그 활용법과 효과를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면 매달 우수 가정 한 곳을 뽑아 그림책 100권과 책장을 선물할 계획이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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