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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참고서 만드는 심정으로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호 26면

서양 사람에게 뭔가 복잡하거나 모호한 질문을 하면 “Yes and No”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면도 있고, 안 그런 면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흔히 “Yes or No”라는 답변을 기대합니다. ‘그러면 그렇고, 아니면 아닌 것’이라는 딱 부러진 응답을 요구하는 셈이죠.

대한민국 사람들의 교육열이 특별히 높은가? 저는 ‘Yes and No’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지난 호 스페셜리포트에서 다룬 ‘특목고 신드롬’의 내용을 보면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특목고의 위치에 따라 아파트 값이 수억원씩 차이가 나니까요.

그러나 저는 대한민국의 교육열이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No’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학부모와 학생들을 힘들게 하는 입시제도는 분명 잘못됐습니다. 그 같은 무리한 입시제도가 유지되고 있는 원인 중 하나는 잘못된 교육열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의 모든 학생이 의대에 진학하고 싶어 하는 쏠림 현상은 비정상적입니다. 거의 모든 학부모가 자신들의 자녀는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또 일류 대학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지나칩니다. 차이와 다양성을 인정하는 데 인색한 획일적 교육열이 현재의 평균주의 입시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 바람에 논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6일 서울대가 발표한 2008년 입시안을 보면 논술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3불 정책이란 굴레를 쓴 채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고자 안간힘을 쓰는 대학의 고육지계(苦肉之計)로 보입니다. 이런 경향은 확산될 것입니다. 입시생 입장에선 일그러진 제도라고 피해갈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중앙SUNDAY는 이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지난 호 스페셜리포트(특목고 신드롬)를 호평해준 많은 학부모께서 “앞으로도 교육 관련 기사가 많이 나오느냐”고 물어왔습니다. 이번에도 “Yes and No”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중앙SUNDAY는 입시와 직결된 정보를 일간지보다 많이 다루지 못한다는 점에선 ‘No’입니다. 그러나 중앙SUNDAY의 많은 기사가 사실상 논술참고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Yes’입니다. 광고가 적은 중앙SUNDAY는 기사량이 많고, 분석이 종합적입니다.

이번 호 스페셜리포트(수퍼황사 공습경보)의 경우 지구환경 변화와 황사 문제를 총정리한 논술참고서나 마찬가지입니다. 환경문제가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른 지 오래됐습니다.

유럽인들은 결사적인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무관심했습니다. 그사이 훨씬 독해진 황사가 우리의 무관심에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한 주일에 한 번, 매주 일요일 중앙SUNDAY를 읽으면 시사 관련 논술공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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