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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 현장②/ UCC 파워, 유튜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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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 06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도니 퍼메디(25)는 게임회사의 애니메이터로 일하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애니메이션 ‘키위’를 UCC(사용자제작콘텐트) 사이트 ‘유튜브’에 올리기 전까지는.

평범한 회사원이 ‘벼락 스타’로 떠 #동영상 한 편 올린 뒤 영화감독 제의받기도 #… 신규 동영상만 하루 7만 개

그는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었다. 날고 싶은 키위새의 꿈을 담은 ‘키위’는 ‘제1회 유튜브 어워드’에서 ‘가장 귀여운 동영상’으로 선정됐다. 동영상 조회 수가 840만을 넘겼다. 퍼메디는 기자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상금은 없다. e-메일로 수상 트로피 사진을 첨부받았다”며 “트로피를 붙여놓을 데를 마련해야겠다”고 익살을 부렸다. “앞으로 장편 영화 작가나 감독이 되고 싶다”는 그에게는 숱한 연출 제의가 쏟아지고 있다. ‘UCC 스타’가 현실에서 키위새의 나래를 펴게 된 것이다.

2006년 말 타임지 선정 ‘올해의 발명품’으로 선정된 유튜브는 UCC 스타의 산실이라 할 수 있다. 미국 시카고의 4인조 밴드 ‘오케이 고’, 길에서 모르는 사람을 무료로 안아주는 ‘프리 허그스(free hugs)’의 후안 만, 캐논 변주곡을 록 버전으로 연주한 기타리스트 임정현 등이 이곳에 올린 동영상으로 인터넷 스타가 됐다.

미국의 투자전문회사인 파이퍼 제프레이(Piper Jaffray)가 조사한 인터넷 영상사이트 점유율 순위에서 유튜브는 43.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유튜브에 매일 올라오는 신규 콘텐트는 7만여 개, 하루 방문자는 1000만 명, 하루 비디오 재생 횟수 4000만 회, 하루 페이지뷰는 1억 건에 달한다.

유튜브의 성공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따로 프로그램을 다운받을 필요 없이 ‘컴맹인 할머니도 마우스만 누르면 손자를 볼 수 있도록 쉽게 만든 점’이 꼽힌다. 유튜브 측은 “외부 사이트에서도 유튜브 동영상을 볼 수 있게 했는데, 이를 보고 더 많은 네티즌이 우리 사이트를 찾았다”고 밝혔다. 네티즌 jbk32000은 “국내 포털에서 찾기 어려운 뮤직비디오도 유튜브에는 최소한 한두 개 있다”며 유튜브의 풍부한 자료를 성공 원인으로 꼽았다. 고정 시청자만 1만 명, 최고 비디오 조회 수가 60만 회에 이르는 인기 UCC 제작자 케빈 날츠(37)는 “유튜브는 제작자에게 수익금을 배분해주지 않지만 커뮤니티가 활발하고 인지도가 높아 결국 이곳을 찾게 됐다”고 기자에게 e-메일로 밝혔다.

유튜브가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05년 2월. 스티브 첸(29), 채드 헐리(30), 조위드 카림(27)이 파티 중에 찍은 동영상을 쉽게 공유할 만한 공간을 찾다가 ‘유튜브’라는 세기의 발명품을 만들어냈다. 지난해 10월엔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유튜브를 16억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유튜브의 온라인 비디오 시장점유율은 46%, 구글은 10%대였다.

그런데 3월 MTV·패러마운트 픽처스 등을 소유한 대형 미디어 그룹 ‘비아컴’이 10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유튜브가 16만 개의 비디오를 무단 사용했다는 게 이유였다.

디지털미디어 컨설턴트 김용섭(날카로운상상력 연구소장)씨는 “디지털 음원 관련 선도기업들이 파산했던 사례를 생각해볼 때, 저작권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유튜브의 흥망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UCC 시장은 춘추전국시대

유튜브가 대세인 외국 시장과는 달리 국내 UCC 업계는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다. 판도라TV, 엠엔캐스트, 디오데오 등 UCC 전문업체뿐 아니라 다음(‘TV팟’)·네이버(‘플레이’) 등 포털사이트, 지상파 방송사(SBSi·imbc)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업체 쪽이 아직은 우위를 보이고 있다.

유튜브보다 조금 이른 2004년 10월 론칭한 판도라 TV(www.pandora.tv)는 동영상 검색엔진을 개발하고 웹브라우저 없이 동영상 시청이 가능한 미니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투자회사인 DCM이 1000만 달러를 판도라TV에 투자했다.
엠엔캐스트(www.mncast.com)는 2006년 SM엔터테인먼트가 인수, 연예 콘텐트를 공급해 저작권 문제를 일부 해결했다. 최근에는 레인콤과 양해각서(MOU)를 맺어 전 세계 사용자가 엠엔캐스트의 UCC를 휴대용 기기로 내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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