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 수친다총리 망명/유혈사태 책임/어제밤 국왕알현 사퇴서 제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공군기편 행선지는 불명/5개 정당/새총리 선출 헌법개정 추진
【방콕=전택원특파원】 태국 수친다 크라프라윤총리가 22일 사임,국외망명길에 올랐다.
태국정부의 고위소식통들은 23일 『수친다총리가 22일 밤 푸미폰국왕을 알현,사퇴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수친다총리의 가족은 이미 출국했고 수친다총리는 국왕알현 직후인 23일 새벽 C­130수송기가 대기중인 방콕국제공항 부근 공군기지로 갔으며 빠르면 이날 오전중 출국할 것』이라고 전했다.
수친다총리의 행선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관계자들은 『가까운 이웃 나라가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관계기사 4면>
수친다총리의 사임은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태국군의 한 고위장성은 외신기자들과의 회견에서 『25일 긴급소집되는 임시국회 개막직전 총리사임이 공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친다총리의 사임은 친군부 5개 정당지도자들이 수친다를 퇴진시키기 위한 개헌에 합의한 사실을 22일 합동기자회견에서 천명하고 퐁폰 아디렉산외무장관이 방콕주재 외교사절들과 만나 『시위확산 책임을 지고 총리는 물러나야 한다』며 고위공직자로서는 처음으로 그의 퇴진을 공개촉구한 뒤 나온 것이다.
푸미폰국왕은 수친다총리를 22일 밤 접견한 자리에서 그의 즉각적인 사임과 망명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태국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5개 정당은 22일 오후 국회의원 당선자가운데 총리를 선출하는 내용의 헌법개정안에 합의,수친다총리의 퇴진을 결의했다.
한편 방콕시내에 설치된 실종자신고센터에 22일 하룻동안 5백72명이 실종자로 신고돼 사망자수는 당초 알려졌던 1백여명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