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귀가 걱정마세요”/일본서 「밤길 여성보호」용역회사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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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3만원내면 말쑥한 「젊은 기사」가 “호위”
『밤길 치한과 불량배들로부터 숙녀를 보호해 드립니다』­.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늘어나면서 불가피한 늦은 밤 귀가의 위험성 또한 높아지기는 「지구촌」 어느 나라에서나 공통현상. 강도·절도·성폭행 등 여성의 힘으론 감당하기 어려운 범죄로부터 여성들을 지켜주는 신종 서비스사업이 일본에 등장,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고베(신호)시의 한 경비용역회사가 최근 개발해 인기를 모으면서 언론에도 크게 보도된 아이디어 사업의 명칭은 「신데렐라 서비스」.
지난달초 영업을 개시한지 한달이 채안된 지금 이미 4개회사가 전속계약했다. 이들 회사는 잔업이 있을 때마다 여직원들의 귀가문제로 골치를 썩어오다 반가운 소식을 듣고 이 회사와 계약했다고 했다.
고베시의 한 회사에 다니는 20대 직장여성은 회사에서 잔업이 있을 때마다 귀갓길을 걱정해야 했으나 이젠 안심이라고 말한다.
요금은 1회 5천엔(한화 약 2만9천원)으로 택시비보다 싸다.
5천엔만 내면 말쑥한 양복차림에 잘 생기고 건장한 「젊은 기사」가 집앞에까지 정중히 모신다.
회사측은 1회 5천엔으론 채산이 맞지 않지만 경비회사로서 회사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착수한 사업이기 때문에 수익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실제 이 회사는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신데렐라 서비스」소문이 나자 신문·방송·잡지 등에서 이 회사를 집중취재해 연간매출액 3억엔의 군소경비회사에 불과했던 이 회사는 일약 유명회사가 됐다. 그러나 이 사업은 사실 미국에서 얻은 아이디어.
미국에선 주로 대학에서 이같은 제도가 활용되고 있다. 캠퍼스가 넓은 미국대학은 여학생들이 밤늦게 기숙사로 돌아와야할 경우 「에스코트 서비스」에 전화를 걸면 경비원을 붙여준다.
경비회사 사장은 외국생활 경험이 있는 한 친구로부터 이같은 얘기를 듣고 이를 일본에 적용해보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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