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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축구계 구장 참사 "후유증" 심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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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지난 5일 프랑스 코르시카섬에 있는 푸리아니 축구장에서 발생한 사상 유례없는 불상사로 프랑스 축구계가 온통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 스포츠 사상 최대 참사로 기록되는 이번 사고로 현재까지 모두 12명이 목숨을 잃고 4백50명이 부상을 입은 큰 피해가 발생했는데 부상자중 중태인 사람이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7일 프랑스 축구협회는 10일로 예정된 금년 시즌 프랑스컵 결승전을 취소키로 결정했다. 당초 이 경기에는 지난5일 준결승에서 이긴 팀과 이미 결승에 올라있는 모나코팀이 맞붙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마르세유 올림픽팀과 코르시카 바스티아팀간의 준결승 자체가 경기시작 직전에 발생한 이번 참사로 무산되는 바람에 결승전 개최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었다.
자신들의 홈그라운드에서 일어난 이번 사고에 따른 충격으로 바스티아팀이 당분간 일체의 경기에 불참할 뜻을 분명히 함에 따라 프랑스 축구협회는 결승전을 취소하는 대신 모나코팀과 마르세유팀간의 친선경기를 벌여 그 수익금 일체를 이번 사고 희생자를 위해 쓰기로 했다.
이와 함께 프랑스 축구계는 정부가 설치한 희생자 지원을 위한 특별기금에 각 구단의 참여를 통해 적극적인 재정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프랑스내 각 축구팀들은 앞으로 예정된 국내외 경기 수익금 일부를 이 기금에 출연할 계획이다. 이 사고가 알려지면서 유럽내 다른 축구팀들도 희생자 지원에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보이고 있다.
지난 89년 영국에서 발생한 셰필드 축구장 난동으로 비슷한 충격을 경험한 힐즈버러팀과 지난 85년 브뤼셀 헤젤 경기장 참변을 겪은바 있는 영국의 리버풀팀은 이번 참사의 희생자를 위한 모금 경기를 갖겠다고 각각 발표했다.
프랑스 축구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뜻에서 올 한햇동안 프랑스컵 경기를 금지하자는 의견까지 개진되고있다.
사고조사 특별 위원회가 구성돼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사고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임시로 가설한 조립식 철제 관중석의 안전조치가 미흡했다는 점인 만큼 조사위원회는 철저한 안전검사의 시행여부와 사고 전 관중들의 관전태도 등 두가지 방향으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국제 축구연맹(FIFA)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앞으로 축구장에서 일체의 조립식 관중석 실치를 금지키로 결정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라디오 프랑스 기자 등 2명이 죽고 모두 26명의 보도진이 부상을 입는 등 프랑스 각 언론의 축구담당 스포츠기자 28명이 변을 당해 이번 사고는 프랑스 축구계에 더욱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파리=배명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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