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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만 오염 방치 땐 10년내 제2 死海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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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발해(渤海.중국명 보하이)만의 환경 오염을 방치하면 10년 안에 제2의 사해(死海)가 될 것이다."

한국의 서해와 인접한 중국의 발해가 죽어가고 있다. 발해는 서해와 맞닿아 있어 한.중 간에 환경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곳이다.

발해로는 랴오닝(遼寧).허베이(河北).산둥(山東)성 내 12개 연해 도시와 톈진(天津)직할시 등에서 연간 28억t의 오.폐수가 흘러들고 있고, 그 중엔 70만t 이상의 오염 물질이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관영 매체인 광명일보(光明日報)는 최근 "발해 해역에서 한 가지 이상의 오염 물질이 수질 표준치를 넘는 지역이 전체 면적의 56%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지난 13일 '발해로부터의 경고'라는 기사를 통해서다. 이어 "발해 바다 밑에 있는 진흙 속에서 일부 중금속이 표준치의 2천배까지 검출됐다"고 밝혔다.

발해의 해양 오염은 몇년 전부터 문제가 돼 왔으나 그 속도가 상상을 뛰어넘어 충격적이다.

신문은 "발해의 바다 속이나 갯벌로 들어가면 오염 물질로 떼죽음을 당한 해조류와 어패류 등이 썩어 구역질나는 냄새가 진동한다"고 설명했다. 도미.조기.꽃게 등 흔하던 어종도 자취를 감춰 어획량이 1950년대의 10% 수준으로 급감했고 이곳에만 서식해 왔던 일부 고급 어종은 아예 멸종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어민들은 '수백 해리 바깥으로 나가 고기를 잡아도 조그마한 크기의 어류.새우를 10㎏ 남짓 잡는 데 그친다'고 푸념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 지도부의 집단 휴양지가 들어설 만큼 청정 해역이었던 발해의 관광 지역은 다른 곳에서 사들인 생선과 어패류를 팔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의 환경 전문가는 "지난해 '중국 해양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발해에서 청정 해역의 수질 표준에 이르지 못한 지역이 2001년(24.6%)보다 16.7%포인트나 높아진 41.3%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또 "10년 뒤 발해가 '죽음의 바다'가 된 뒤 발해에 오수(汚水)를 한 방울도 넣지 않고 해수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해양 생태계를 복원한다 해도 2백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2001년부터 15년간 발해와 연해 지역에 속한 23만㎢에 5백55억위안(약 8조원)을 투입해 4백27개의 오염 방지 시설을 세울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오염 속도에 비해 정화 시설 가동은 턱없이 느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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