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부동표 … 초박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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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1차 투표가 22일(현지시간) 근래 보기 드문 접전으로 치러졌다. 투표 전 판세는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와 제1야당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이 줄곧 1~2위를 차지하고 그 뒤를 프랑스 민주동맹(UDF)의 프랑수아 바이루가 뒤쫓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을 넘는 부동표 때문에 막판까지 1차 투표 결과를 점치기가 쉽지 않았다.

이제 관심은 과연 누가 최후에 웃느냐다. 이에 대한 대답을 얻기 위해 지난 3개월간 각 후보의 득실 포인트를 따져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5월 6일 결선투표가 실시될 때까지 남은 2주 동안은 새로운 이슈보다 1라운드에서 각 후보에게 호재 또는 악재로 작용했던 사건들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선 레이스 이후 줄곧 선두를 달려왔던 사르코지는 2월 말부터 잇따른 악재를 만났다. 프랑스 노동자 4300명의 집단 해고를 발표한 에어버스 사태와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아파트를 싼값에 구입했다는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지율이 25~26%대까지 추락했다.

사르코지를 살린 건 3월 말 터진 파리 북역 사태였다. 지하철 검표원과 아프리카계 청년들의 주먹다툼이 집단 폭력사태로 이어지면서 프랑스 사회를 긴장시켰다. 이 사건을 계기로 2005년 폭동으로 홍역을 치른 프랑스 국민은 이민 문제 강경론자인 사르코지에게 다시 힘을 실어줬다.

루아얄의 지지도를 가장 많이 갉아먹은 건 잇따른 구설수였다. 헤즈볼라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으로 비난을 자초한 그는 주 35시간 근로제 폐지 등 사회당과 동떨어진 주장으로 당내 원로들에게서도 외면받았다. 그러나 3월 시작된 TV토론에서 특유의 부드러운 이미지가 유권자들에게 먹혀들면서 1위에 근소하게 뒤진 2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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