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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펀드에 '동남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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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해외펀드 시장에 동남풍이 불고 있다.

삼성투신운용은 이달 초 베트남.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에 투자하는 '삼성글로벌베스트동남아시아펀드'를 출시했다.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도 말레이시아.필리핀.인도네시아.태국 등 4개국에 투자하는 '신한BNP봉쥬르동남아주식펀드'를 최근 선보였다. 특히 이 펀드는 프랑스 BNPP에서 이미 설정된 펀드를 복제한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설정, 판매되는 상품이다. '봉쥬르차이나주식'의 운용을 맡은 클로드 티라마니 매니저가 운용을 담당한다.

◆베트남 발 동남풍이 분다=동남아시아 국가가 국내 투자자의 가시권에 들어온 것은 베트남 투자 열풍이 불면서다. 지난해 하반기 베트남 펀드가 히트하면서 중국.인도 등에만 머물던 시선이 동남아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출시된 농협CA투신운용의 '베트남아세안플러스주식'은 베트남 투자 열기에 휩쓸려 펀드명에 '베트남'을 넣긴 했지만 베트남 투자 비중은 20% 수준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그 외 동남아 국가에 투자한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20%에 달할 정도로 높자 설정액 3개월 만에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역외 펀드의 경우엔 동남아 개별 국가에 투자할 수도 있다. 피델리티는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 등 단일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를 판매한다. 특히 '피델리티말레이시아펀드'는 19일 현재 1년 수익률이 68.18%에 달한다.

동남아는 경제성장률이 연 5~8%에 달한다. 값싼 노동력을 앞세워 '세계의 공장' 중국 대체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BNPP운용의 티라마니 매니저는 "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 등의 임금은 중국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며 "일본도 중국으로의 직접투자(FDI)는 줄이는 반면 동남아로는 투자를 늘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석유.천연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도 자랑 거리다. 30세 미만 인구가 전체 인구의 60%에 달하는 등 인구 구조도 좋다. 2010년까지 중산층 인구가 1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동남아 국가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17.4%에 달한다. MSCI 이머징 시장 평균(15.5%)보다 높은 수준이다.

◆원칙은 분산투자=그러나 정치 불안 등으로 인한 증시 급락 위험이 있다. 태국에선 지난해 9월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다. 집권 군부 세력이 지난해 12월 외환규제책을 발표하자 태국 증시가 하룻새 15%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다. 이 탓에 지난 1년간 '템플턴태국펀드'는 -2.31%의 수익률을 기록, 원금마저 까먹었다. 'HSBC태국주식펀드'와 '피델리티태국펀드'의 수익률도 2.6%, 3.86%에 그쳤다. 그러나 장기로 분산 투자하면 유망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삼성투신운용 김진형 상품개발팀장은 "한국 시장과의 상관도가 0.5 이하로 낮다"며 "분산투자를 위한 유망한 대안 상품"이라고 말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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