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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빚은 서울신문 만평 연재 중단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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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이 33명의 희생자를 낸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을 풍자해 논란을 빚은 '백무현 만평' 연재를 당분간 중단키로 했다.

서울신문은 19일자 시내판 신문에서 "18일자 서울신문 일부 판과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됐던 백무현 화백의 만평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자숙하는 의미에서 20일자부터 백 화백의 만평은 당분간 쉬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만평은 17일 인터넷 홈페이지와 18일자 초판에 미국 부시대통령이 "한방에 33명… 이로써 우리의 총기 기술의 우수성이 다시 한번…"이라고 브리핑하는 장면과 한 남성이 총기를 난사하는 장면 등을 희화화해 올렸던 것. 이후 네티즌의 비난성 댓글이 쏟아졌다. 청와대 대변인 윤승용 홍보수석은 18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서물신문 만평으로 (한미간) 외교문제가 일어날 뻔 했다"며 "외교적으로 민감한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비아냥거리면 골치가 아프니 주의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백 화백은 18일 서울신문 홈페이지를 통해 "버지니아 총격 사건과 관련해 형언할 수 없는 큰 충격과 슬픔을 당한 희생자 유족분들과 교민 여러분,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신문만평의 기능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해 독자 여러분과 소통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측도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는 글을 통해 "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총격사건과 관련, 미국 사회의 허술한 총기관리 실태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는 차원에서 만평을 게재했다"며 "범인이 한국인으로 드러나자 망연자실해 하는 교민들의 표정을 담은 만평을 새로 그려넣었지만…온라인의 특성상 인터넷 공간에서 급속히 전파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적지않은 심려를 끼치게 됐다"고 사과했다.

한편 백 화백은 문제가 된 만평 대신 총격 용의자가 한국인이라는 뉴스에 경악하는 교포의 모습으로 만평을 바꿨고 사과글을 통해 '삼가 명복을 빕니다'는 만평을 추가로 내보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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