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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침체 3년째 주식투자는 이렇게|내수관련「저 평가주식」을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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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증시침체가 3년째 계속되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수식투자 했다가 본전도 못 건졌다고 아우성이나 시장이 개방되면 뭔가 달라질 줄 알았는데, 주가지수가 연중 최저치 경신행진을 벌이는 등 시장분위기는 우울하다.
주식투자는 자기책임 하에서 이루어진다 종목을 살 선정해 투자하면 이익을 보고, 잘못 신청하면 손해를 보는 게 당연하다 지극히 평범한 이 투자원칙은 시장개방이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이후 두드러졌다.
지난 2일 서울에 사는 투사자 김현보씨(29·주부)는 빨간색 프라이드승용차를 상품으로 받았다. 쌍용투자증권에서 실시한 모의주식투사 경연대회에서 1백72·1%란 높은 수익률을 올렸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 경연대회에서 지난해 4월 1일 1천만 원을 갖고 5개 종목의 주식을 사겠다고 응모했는데, 3월 14일 종가로 계산해보니 2천7백21만2천 원이 되어 있더라는 이야기다 김씨는 도대체 어떻게 종목을 선정해서 l천7백21만원이란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었을까
김씨는 화학섬유제조업체인 대한화섬·백양·대일화학·세일물산·고려제강 등 5개 종목의 주식을 각 2백만 원 어치씩 총 1천만 원 어치를 사겠다고 응모했다.
대한화섬의 경우 91년 4월 1일 주당 가격이 1만8천1백원이었는데 투자결과를 분석한 3월 14일 6만9천8백원으로 올라 있었다. 투자수익률이 자그마치 2백95·74%로서 상장된 종목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씨는 철저하게 내수관련 저PER(주가수익비율)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기업의 내재가치와 실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이른바 저PER주는 증시개방과 함께 각광받아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금씨는 바로 이「저PER주 혁명」의 혜택을 톡톡히 본 셈이다. 한편 6천6백65명의 응모자중 가장 큰 손해를 본 경우는 이 모씨(37·사업)로 1천만 원을 투자했다가 7백3만원의 손실을 보았다(투자수익률 마이너스 70·39%).이 투자자는 경일화학과 풍산·중원전자·와이씨전자·우진전자 등 5개 종목을 선정했는데 이중 경일화학과 중원전자는 부도를 냈거나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바람에 쓰러졌다. 경일화학의 경우 이 투자자가 선정할 91년 4월만 해도 주당 1만8백원이었다. 그런데 91년 10월 부도를 냈고 관리종목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지난 3월 14일 현재 종가는 7백70원으로 휴지조각이나 다름없게 변해 버렸다.
이 투자 차는 중원전자 등 중소전자업체가 당시 첨단 주로 각광을 받자 이들 종목을 선택했는데, 작년 하반기 이후 과대 평가된 이들 주식의 거품이 가시면서 폭락해 낭패를 본 것이다
우리 투자자들은 아직도 대체로 대형제조 주와 은행·증권 주 등 금융주를 선호하는 성향이 있다. 6천6백여 명의 응모자가 선택한 20위까지의 종목을 보아도 이 같은 성향은 뚜렷이 나타난다.<표 참조>
증권주가 4종목이나 됐는데, 91년 4월 당시 1만6천 원대이던 것이 1만4천 원대로 떨어졌다. 같은 증권 주라도 대우증권 주식은 올랐는데 대신증권·현대증권주식은 떨어져 같은 업종 안에서도 종목에 따라 주가변화가 있었음을 보여주었다.
은행주도 1만1천 원대에서 9천 원대로 처진 상태다. 대표적인 우량 대형주로 꼽히던 현대건설도 2만1천 원대에서 1만3천 원대로 주저앉아 있다.
투자자들이 선정한 20위까지의 종목 중 오른 종목은 대우증권·포항제철·신한은행·한국이동통신·현대자동차 등 5개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15개 종목은 줄줄이 하락했다. 이같이 주류를 이룬 종목들의 수익률이 예전과는 달리 크게 낮아지자 전체 응모자의 평균수익률을 8·58%나 끌어내렸다.
이번 대회기간 중 종합주가지수는 6백50·05에서 6백9·45로 6·2%나 하락했다. 그럼에도 최고 1백72%의 수익률이 나왔다. 또 수익률이 플러스로 나타나 이익을 본 응모자가 전체의 31·5%인 1천8백48명으로 나타나 종목을 잘 선택하면 주식투자는 이익을 볼 수 있음을 입증했다.
최근 주가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오르는 종목은 계속 올라 16만원대의 주식이 있는가 하면, 떨어지는 주식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또 회사가 쓰러진 후 관리대상종목으로 지정돼 5백원도 못되는 주식이 있다. 따라서 종목선정은 단순히「대형주다」「저PER주다」하면서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기업의 내재가치와 선망, 산업구조의 흐름, 정책의 변화, 세계경제의 흐름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신중하게 해야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것이다.<양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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