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총기난사 사건' 희화 신문 만평에 네티즌들 맹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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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포 학생 조승희씨가 저지른 미국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을 풍자한 서울신문의 백무현 만평에 네티즌의 맹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만평은 미국 부시대통령이 "한방에 33명… 이로써 우리의 총기 기술의 우수성이 다시 한번…"이라고 브리핑하는 장면과 한 남성이 총기를 난사하는 장면 등을 희화화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포털사이트 게시판과 블로그를 통해 이 만평을 유포하며 비난성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네티즌 'jmoon5'는 "못다핀 30여명의 목숨 앞에서 어떻게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느냐"며 "만평은 미국 사람들도 볼 수 있는데 신문사 편집국은 뭘 하느냐"고 힐책했다. 또 다른 네티즌 '너무해'는 "33명 속에는 우리나라 사람도 있다. 국적이 어디든 죄없는 사람들이 죽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범죄자보다 더 잔인하다"는 말로 분통을 터뜨렸다.

또 백무현 만평은 "The Life of 33 people killed at a time... Our Excellence of firearm technology was shown again"이란 내용으로 번역돼 외국 사이트 등에 돌아다니고 있다. 네티즌 'onesuc'는 "만평이 미국 뉴스사이트에 이미 퍼졌고 미국.일본 학생들이 지금 이 그림을 돌리느라 정신이 없다"며 "현지 한국학생들은 밖에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서울신문 게시판 등에는 "한국인의 모자람을 이런 식으로 표출시켜야 하나" "펜이 칼보다 무서운데 만평을 올리기 전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는지 묻고 싶다"는 등의 항의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의 항의가 빗발치자 서울신문측은 17일 밤 9시쯤 홈페이지에 올렸던 백 화백의 만평을 현재 '충격 용의자는 한국인'으로 바꾼 상태다. 배달판 신문에도 교체된 만평으로 실었다.

이에 대해 백무현 화백은 "어젯밤 10시쯤 범인이 한국계라는 보도가 나와 급히 수정했는데 포털사이트 등에 이미 퍼져 손 쓸 겨를이 없었다"며 "본질적인 접근을 통해 사건을 보여주려던 것이 비난을 받게 돼 유감스럽다"고 해명했다. 백화백은 또 "교민께 죄송스럽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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