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학교교육 미흡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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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일선 학교에서의 선거관련교육이 교과서에 반영된 피상적인 지식전달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교과내용도 선거원칙·선거구 등 단편적인 지식위주로 구성돼 있어 학생들에게 올바른 선거관을 심어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총선·대선을 비롯해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기초·광역의회,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등 선거 횟수가 많아짐에 따라 미래의 유권자가 될 초·중·고등학생들에게 어릴 때부터 올바른 선거관을 심어줄 수 있도록 교과과정에 선거관련 내용의 대폭적인 보강이 요구되고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학생들에게 선거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우리의 선거제도를 파악시켜 이들이 선거에 참여할 때 주권자로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도록 도와주기 위해 일선학교에서의 선거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교과과정에 나타난 선거관련 내용을 보면 국민학교의 경우 6학년 1학기사회과목에 1쪽 분량으로 「부정한 방법으로 당선된 사람들이 이끄는 정부는 국민에 대해 책임 있는 정치를 하지 못하며 여러가지 옳지 못한 일을 행한다」는 내용만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중학교의 경우 3학년 사회과목에 1쪽 분량으로 소선거구제 및 중·대 선거구제 등 선거구, 선관위의 역할, 선거의 공정성에 대해 짤막하게 언급돼 있다.
고등학교도 정치·경제에 1쪽반 분량으로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 등의 선거원칙과 직접선거·간접선거 등 선거제도, 선거구, 선거의 중요성 등에 대해 국민학교·중학교와 별 차이 없이 간단하게 소개하는데 그치고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 선거제도와 원칙 등의 종류에 대해 좀더 자세히 설명돼 있으나 단편적 지식전달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정호 한국교육개발원 사회과 교육연구부 선임연구원은 『학교에서의 선거교육은 곧 민주시민교육의 핵심인 만큼 현행 일선학교의 교육과정을 수정·보완, 선거관련 내용을 좀더 상세히 기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선거법준수, 정부·언론의 공정성, 상대 비방이나 흑색선전보다 정책중심의 경쟁 등 공명선거원칙과 후보선택의 기준이나 과정 등 주권행사의 가치·태도적인 측면 등을 보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전문가들은 이밖에 선거관련 교수·학습지도방법을 현재의 교과서중심의 단편적 지식전달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직접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권하고있다.
즉 학생회선거를 선거교육의 기회로 활용하고 모의선거를 실시, 입후보자나 투표자의 입장이 돼보게 하는 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특활시간이나 수업시간 등을 통해 교사들이 지속적으로 공명선거의 중용성을 학생들에게 일깨워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재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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