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건전지-재생기술 없어 창고서 낮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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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환경처가 4월부터 각종 폐 건전지 수거제도를 시행키로 했으나 한해 2만5천kg이상 발생하는 외국산 수은전지 및 산화은전지의 경우 재처리기술이 없어 회수를 하더라도 쌓아둘 수밖에 없는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되고있다.
21일 환경처에 따르면 지난 한햇동안 국내에서 폐 건전지(7종)는 모두 1만7천3백30t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독성이 매우 강한 수은전지·산화은전지는 각 12t·13t씩 쓰이고 버려진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시계·카메라·라디오 등에 쓰이는 수은 및 산화은전지는 전체 발생량의 고작 1·4%(3백63kg)만 거둬들여지는데 그쳤으며 그나마 회수된 물량도 전혀 재생처리가 안된채 환경관리공단 화성사업소의 50평짜리 창고에「보관」되고 있을 뿐이다.
최근 조사결과 이들 단추형 전지는 수은함량이 ▲수은전지 6백∼1천7백명 ▲산화은전지 20PPM으로 국내에서 개발돼 지난 2월부터 시판하고 있는 저수은건전지(0.02PPM)보다 독성이 월등히 높아 함부로 버려질 경우 토양의 심각한 오염을 일으킬 것으로 우려된다.
환경처는 학교·각종단체 등을 통해 4월부터 이들 전지를 집단 회수할 방침이나 판매·유통과정이 워낙 복잡해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지 의문이며 수거된 물량을 언제까지 핵폐기물처럼 보관만 할 것이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 수은중독사례를 몇 차례 겪은 뒤 수은전지협회가 주축이 돼 수은재생처리기술을 개발, 상당분을 안전하게 처리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폐기물 예치금제 수입으로 이제야 기술개발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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