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붕 “경제개방 정치통제”/북한 통일방안 지지유보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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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중국 전인대 개막
【북경=전택원특파원】 리펑(이붕) 중국 국무원 총리는 20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7기 5차 회의에서 경제건설 중심노선을 바탕으로 해 최고지도자 덩샤오핑(등소평)이 주도하고 있는 개혁 개방의 대담한 추진을 공식표방 했다.<관계기사 2면>
이총리는 국정연설에 해당하는 「정부 공작(활동)」보고를 통해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다』고 주장,경제개혁을 추진하면서도 엄격한 정치적 통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총리는 이날 개막된 회의에서 약 1시간20분동안 발표한 1만5천자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개혁심화와 개방확대를 위해 『사상해방과 실사구시의 태도를 견지할 것』을 강조하고 그러나 『사회주의의 정신문화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모든 분야를 엄격히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방분석가들은 이에 대해 『이총리는 자신이 직접 작성하지 않은 원고를 읽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제,『이것은 좌파에 대한 등소평의 공세가 보수파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쳐 타협으로 끝났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사실 이총리의 이날 연설은 지난 1월 남부지방 순시때 『개혁파는 무기를 들어야 한다』는 등소평의 발언이나 지난주 정치국 전체회의의 결정보다는 한층 완화된 것이다.
한편 이총리는 한반도 문제에도 언급,『조선반도에 긴장완화 추세가 나타나고 있는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총리는 이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북한)과는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한국 관계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그러나 지난해와 같은 북한식 통일방안에 대한 지지내용이 빠진 것이어서 중국이 남북한 관계에서 중립입장을 지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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