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리빙] 소파 커버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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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인 이기상씨 집에 촬영을 갔다 커버링을 새로 했다는 흰색 가죽소파를 봤다. 원래는 오토만(보조소파)이 달린 '2+2 스타일'의 천소파여서 따로 떼어놓으면 한 쪽에만 팔걸이가 있던 디자인. 이것을 가죽 소재로 커버링하면서 한 쪽에 팔걸이를 새로 만들어 3인용 소파로 만들었다. 게다가 등받이에는 정사각형 쿠션 3개가 놓여 있었는데, 등받이 높이에 맞춰 가로로 긴 쿠션 2개로 교체해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변형했다.

소파 커버링 하면 꺼진 쿠션을 보완하고 겉의 천을 바꾸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요즘 소파 커버링은 팔걸이를 만들거나 없앨 수도 있고, 없던 등받이도 만드는 등 디자인까지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가죽 커버링까지 할 경우 족히 100만원은 넘게 들 텐데 그렇다면 차라리 새로 사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이런 궁금증을 안고 낡은 소파를 들고 공장을 찾아갔다.

"100만원 이하로 구입한 소파를 커버링한다고 맡기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3인용 소파의 경우 적어도 커버링 비용이 40만~60만원 정도 드는데, 이 정도라면 차라리 돈을 더해 새것을 사고 말죠. 커버링은 마음에 드는 소파를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이나 좋은 소파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맡기지요."

공장 대표의 얘기다. 그러고 보니 작업 중인 소파들 중에는 이미 한두 번 커버링을 했던 소파들도 꽤 많았다. 좋은 소파는 기본 골격이 튼튼해서 두세 번씩 커버링을 해도 충분히 새것처럼 사용할 수 있단다.

기존 모양은 그대로 둔 채 천만 바꾼다면 동대문시장에서 천을 구입해 바느질을 맡기면 3인용의 경우 20만원선(7000원×15마=10만5000원, 바느질 공임 10만원)에도 가능하다. 하지만 전문업체에 맡기는 커버링은 새 천으로 다시 감싸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소파의 천과 솜을 모두 벗겨내고, 약품 등으로 진드기를 제거한다. 칠이 벗겨진 곳은 다시 칠한다. 스프링과 스펀지 등도 보충한다. 마지막으로 재단한 천 커버를 씌우면 완성. 소파는 디자인이 다양한데다 크기는 같더라도 어떤 원단으로 커버링을 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30만~100만원가량 오르내린다.

좋은 소파라면 당연히 새로 사는 것보다 전문업체에 맡겨 커버링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그러나 고민되는 건 싼 소파를 몇 십만원씩 들이면서 전문업체에 맡겨야 하느냐다. 커버링을 했다는 소파도 여럿 보고, 소파 공장까지 다녀온 뒤 결론을 내렸다.

천을 직접 구입해 바느질집이 아닌 소파 전문 업체에 커버링을 의뢰하겠다는 것이다. 천은 어떤 것을 고르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테고, 바느질 공임과 전문업체 커버링 비용 사이에는 10만원 정도가 차이 나는데, 의뢰자가 그린 도면만 참고해 만든 것보다 소파를 직접 가지고 가서 꼼꼼하게 마무리한 것이 훨씬 더 완성도가 있기 때문이다.

박미순 레몬트리 기자

소파 커버링 직접 해봤더니 …

1. 팔걸이-나무로 된 소파 골격에 팔걸이를 새로 만들어 붙인다. 개당 15만원선.

2. 꺼진 바닥-소파의 앉는 부분이 꺼지는 것은 안에 든 고무밴드가 늘어나거나 일부가 떨어져 헐거워졌기 때문. 고무밴드를 새 걸로 교체해 단단하게 잡아당기면 꺼진 부분이 복구된다.

3. 등받이 쿠션-이것만 바꿔도 전체적인 모습이 달라 보인다. 쿠션 속에 솜을 넣느냐, 스펀지를 넣느냐에 따라 디자인과 가격이 달라진다. 솜은 안락한 느낌, 스펀지는 모던한 느낌이 난다. 개당 1만~5만원선.

4. 다리-기본서비스에 포함된다. 원하는 디자인을 구입해도 된다. 주물은 1만5000원선, 기성품은 5000원, 원목 소재는 8000원선.

5. 커버링-위에 덧씌우는 게 아니라 기존 원단을 모두 제거한 뒤 커버링을 한다. 요즘에는 커버를 벗길 수 있도록 벨크로(찍찍이)나 지퍼를 달기도 한다. 3인용 소파의 경우 20만원부터 시작. 인조가죽과 천 가격은 대략 비슷하다. 천연가죽은 이들의 2배. 천은 3인용 소파의 경우 15마 정도, 천연가죽은 280평 가량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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