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개인전 한국화가 이철주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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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이렇다할 작품의 변화 없이 개인전을 갖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발표를 미뤄 왔습니다. 이제야 저의 새로운 면모를 내보이게 되니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하군요.』
중견 한국화가 일초 이철주씨(51·중앙대교수)가 지난 82년 동산방화랑에서의 첫 전시회이후 10년만에 개인전을 2개 화랑에서 동시에 연다. 20∼30일 금호미술관((820)5866)과 가람화랑((732)6170).
금호미술관에선 1백호이상의 대작 20여점이, 가람화랑에선 소품위주로 30여점이 각각 전시된다.
이씨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구상에서 추상으로의 변모를 보여준다. 그동안 생활주변의 일상적 사상, 특히 서민들의 삶을 사실적 형식에 담아온 그는 이번엔 광활한 「우주」를 소재로 근원적 생성의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환상적 회화 『우주로부터』연작 50여점을 선보인다.
태고의 지평선 위에 이름 모를 들풀이 피어있고 그 위 창공으로 거대한 불덩어리의 혜성이 꼬리를 그으며 달리는 정경은 신비로운 영감을 던져준다.
『3∼4년 전 어린 조카가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며 그림은 저렇게 즐거워야하는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나 자신 어렸을 때 밤하늘을 보며 느꼈던 꿈의 세계를 자유롭게 담아낸 것입니다.』
이씨는 기법면에서도 전통 한국화의 방법에서 벗어나 아크릴물감과 실크스크린 등 서구적 재료를 과감하게 도입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대학(서울대)시절 이미 비구상 작품으로 문공부 주최 신인 예술전에서 최고상을 수상하는 등 당초 추상화가로 출발했으나 졸업 후 다시 구상화가로 활약해 왔다. 국전에서 국무총리상(74년)·문교부장관상(77년) 등을 수상했으며 추천작가를 역임했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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