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 고급품 대명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이란인들은 한국을 경제 동맹국으로 생각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삼성.LG 전자제품을 사용하고 현대.기아차를 타고 다닌다."

이란 투자진흥청(OIETAI)의 모하메드 카자에(사진) 청장은 이란인들이 한국을 아시아의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로 보고 있다며 적극적인 경제 협력을 당부했다. 지난 달 말 테헤란에서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 홍기화 사장과 만나 투자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자리에서다.

이란 최대 신년 명절인 '노루즈'를 쇠느라 고향인 동부 마슈하드에 가있던 그는 양해각서 체결을 위해 새벽 비행기로 500km 이상 떨어진 테헤란으로 날아올 정도로 투자 유치에 열성을 보였다. 한국 기자로는 '이란 핵 사태' 이후 처음 이란에 들어가 외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분주한 그를 만났다.

-왜 한국을 경제 동맹국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란인들은 한국 상품의 홍수 속에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가 고급 제품의 대명사로 통한다. 그런데 한국 기업들은 이란에 수출은 많이 하지만 투자액은 적다. 한국 기업들 투자를 많이 하면 좋겠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유엔 제제 등으로 경제가 어렵지 않은가?

"그래서 아시아의 경제 강국인 한국이 우리를 도와줬으면 하는 것이다. 우리가 어려울 때 도와주면 반드시 보답이 있을 것이다."

-외국 기업이 민감한 시기인 지금 이란에 투자하면 손해볼 수도 있지 않겠나?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이 발생해 새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외국 기업이 팔레비 정권과 체결한 계약은 모두 이행하도록 했다. 대금도 모두 지급했다. 지금 핵문제로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절대로 외국기업이 피해를 입는 일은 없을 것이다."

-최근 외국의 대 이란 투자 실적은?

"수 많은 외국업체들이 가스나 석유개발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자동차.가전.IT 등 다양한 제조업 분야에서 기술 이전과 현지 공장 설립을 추진중이다. 2006년 투자유치가 전년 대비 30% 증가해 146억 달러에 이른다."

-이란 투자의 장점은?

"이란의 가스 매장량은 세계 2위이고, 석유 매장량은 세계 4위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함께 인구 7300만 명이 넘는 큰 소비시장이 있다. 이라크 및 인근 중앙아시아의 CIS 국가에 접근하기도 쉬운 진정한 기회의 나라다."

테헤란=서정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