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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수술/칼대지 않아 「위험」적어/입원 않고 값싼 새수술법각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1∼3㎝ 구멍뚫어 환부 축출/조작등 어려워 실패할 수도
개인 사업체 사장인 김모씨(59·서울 서초동)는 지난해 연말 종합건강검진에서 허파와 심장사이에 직경 6㎝가량의 종양이 있다는 판정을 받고 심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당장 몸에 심각한 증세는 없었지만 폐 등에 염증이 생길 위험성을 고려할때 수술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겨드랑이 밑을 6㎝가까이 째는 대수술에 두려움이 앞섰기 때문이다.
수술 엄두를 못내고 있던 차에 김씨는 한 친구로부터 『요즘은 내시경이 발달해 웬만한 수술은 간단하게 처리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지난 1월말 흉강경 전문가인 서울 영동세브란스 병원 이두연 교수(흉부외과)를 찾게 됐다.
컴퓨터단층촬영 등을 통해 종양의 크기·위치 등을 정확히 확인한 이교수는 김씨를 전신마취시킨뒤 옆구리에 1㎝가량의 구멍 3개를 뚫은뒤 내시경과 지지대 등을 집어 넣어 2시간만에 종양을 끄집어 내고 구멍을 꿰맸다.
피가 낭자하고 서너개 이상의 혈액봉지가 긴급히 수송돼야할 대수술이 흉강경을 이용함으로써 「싱겁게」끝나버리고 말았다.
흉강경 말고도 다른 내시경을 이용한 이같은 치료법들이 최근 각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속속 성공을 거두며 이제 외과수술의 상당부분이 칼 아닌 거울(경)로 바뀌어 가고 있다. 내시경으로 어떤 수술을 할 수 있고 이들의 원리와 장점은 무엇이며 한계는 어디까지 인지를 알아본다.
◇어떤 수술을 어떻게 내시경으로 하나=내시경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흉강경을 비롯,관절경·복강경·대장항문경·코내시경·기관지식도경등 10여종이 넘는다<표참조>. 내시경은 원래 해당 장기를 좀더 면밀히 관찰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졌다. 현재도 이들 내시경은 수술은 물론 각종 진단에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내시경 수술의 가장 큰 특징은 보통 수술 같으면 칼로 째야할 부위를 2∼4개 가량의 구멍을 뚫는다는데 있다.
◇내시경수술의 장점=피를 많이 흘리지 않기 때문에 수술시 위험부담이 그만큼 적다. 또 피부·근육·신경조직을 대부분 원상대로 보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관절경 전문가인 연세대의대 김성재 교수(정형외과)는 수술칼로 신경 등이 손상됐을 경우 수술후에도 감각이 무뎌지는등 생활에 불편이 많고 재활 등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내시경수술의 대부분이 입원이 필요없거나 기간이 짧아 치료비 또한 일반 수술비보다 적게 든다.
그러나 일부 내시경수술은 아직 보험처리가 되지 않는 것도 있어 치료시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내시경수술의 한계와 미래=내시경수술 시행에 있어 가장 큰 단점은 일부 내시경은 조작 등이 어려워 전문가가 아니면 성공적인 시술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 조작이 어려운 내시경으로는 관절경·흉강경,일부수술에 적용되는 복강경·코내시경 등이다.
또 악성종양 등은 적출이 깨끗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부담때문에 내시경을 이용하는 것은 금기로 돼 있다.
그러나 이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최근 레이저의 발달 등으로 선진국에서는 내시경속으로 레이저를 집어넣어 종양 등을 아예 파괴하고 인공관절 등을 이식하는 등의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내시경수술은 일부 외과분야에서는 전체수술의 50%이상을 차지할 만큼 급속도로 번져가고 있다.<김창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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