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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대 총선 여성 후보 35명 출사표 「여성 정책」집중 거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여성후보들이 뛰고 있다.
10일 마감한 14대 총선 후보등록에 전국구를 포함, 모두 35명의 여성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맹렬한 선거운동을 벌이고있다.
아직까지 여성계가 기대하는「마돈나 선풍」은 일고 있지 않지만, 정당 고위직 여성들이 지구당 창당대회 및 지원유세에서 인기 초청인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여성표를 겨냥한 지역구 후보들의 여성정책관련 공약들도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당 통합에 따른 계파별 지분관계, 대선을 염두에 둔 당선 위주의 인물 공천 등으로 각 정당에서 여성들이 지역구 공천을 따내기가 무척 힘들었다. 또 당선권 내로 추정되는 전국구 여성 후보중「여성계」라는 직능을 살린 이는 거의 없어 여성계에 큰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4대 총선 지역구 후보로 등록한 여성은 모두 19명. 지역구 후보 1천51명중 1.8%. 이는 지난해 처음으로 실시됐던 기초의회 선거 당시 1.2%보다 약간 는 것이나 광역의회 2.2%보다는 줄었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로 나선 여성들의 특징은 무소속 및 신생 정당들을 통한 등장이 활발하다는 것.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이학봉씨의 부인 이설혜씨(48)가 남편을 대신해 김해시에서 입후보한 것을 비롯, 전국에서 7명의 여성들이 무소속으로 각 지역구에 도전장을 냈다.
정당별로는 국민당이 5명으로 가장 많은 여성들을 지역구에 공천했으며, 다음이 신정당(3명)의 순. 민자·민주당은 똑같이 두명의 여성후보를 지역구에 공천했다.
당초 민자당의 경우 13명이, 민주당의 경우 6명의 여성들이 지역구 출마신청을 냈으며 국민당의 경우에도 8명의 여성들이 지역구 출마를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반대로 민중당의 경우 노영희씨등 당초 당에서 공천했던 여성들이 역부족을 이유로 포기함으로써 지역구 여성 후보는 한명도 없다.
지역구 여성 후보 가운데 최고령자는 김정례씨(64·서울성북갑)와 윤금중씨(64·서울동대문을). 남편인 송원영씨의 후광을 업고 등장한 윤씨는 서울대법대 출신의 정치신인으로 민주당중앙위원(55년)·한국여성 유권자연맹중앙위원(73년) 등을 역임했다.
최연소자는 신귀자씨(25·고령군)로 해태음료에서 5년간 비서직에 종사한바 있는 미혼여성. 한국여비서연맹회장(89년)을 지낸바 있다.
이들 지역구여성 후보들은 거의 각 지역에서 홍일점으로 남성들과 겨루게 되는데 몇명이나 당선의 영광을 안게 될지는 미지수. 서울 용산 지역만은 한영애(민주)·엄금자(무소속)씨 등 두 여성후보가 함께 자웅을 다투게 된다.
지역구 여성후보들이 주로 내세우는 공약은 여성·지역발전에 관한 사항들.
「여성후보 할당제 등 여성의 의회진출 촉진을 위한 선거법개정제안」(김정례),「명문여고설립」(양경자),「용산 미군기지 반환후 그곳에 대형 탁아소를 겸한 여성문화센터건립」(한영애),「의료시설확충 및 탁아소운영으로 근로자 의욕고취」(송화섭),「여성들의 재취업기회보장 및 탁아소건립」(임갑수),「결혼 퇴직제 폐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신귀자),「가정법률상담소 설치 및 무료탁아소설치」(윤금중)등을 여성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전국구 후보로 등록한 여성들은 모두 16명. 민자·민주당이 각 5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신정(3명)·국민(2명)·민중(1명)의 순이다. 따라서 전국구후보 중 여성비율은 10.4%, 정당별 비율은 민중 25%, 신정 21.4%, 민주 10%, 민자 9.3%, 국민 6.0%다.
그러나 당선 안정권으로 점쳐지는 전국구 여성후보는 강선영·주양자(이상 민자), 이우정(민주)씨 등 세명 정도에 불과. 이중 강씨는 무용계, 주씨는 의료계를 각각 대표하고 있어 순수한 여성계인물로는 이씨 한명 정도가 전국구에 진출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전국구 여성 후보를 통틀어 각 정당에서 여성정책을 맡아온 여성 정당인을 제외하고는 여성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가져온 여성계 인물도 거의 없는 실정.
따라서 전국구 후보로서의 여성 기용은 다분히 생물학 적성에 의한 구색 맞추기 용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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