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협 뻥튀기 예산 편성 구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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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대한탁구협회(회장 최원석)가 회장 찬조금을 부풀리기 위한 뻥튀기 사업예산 수립으로 구설수에 올라있다.
탁구협회는 최 회장의 찬조금 6억5천만원을 포함, 10억8천3백70만원의 올해 예산안을 확정했으나 예산의 상당액이 사실상 집행 불가능한 전시 예산인데다가 운용 계획마저 엉망인 것이다.
협회는 올해 상비1, 2, 3군과 후보선수들의 훈련비 명목으로 지난해(약8천7백만원)보다 무려 1억원가까이 늘어난 1억8천3백만원을 책정했으나 이 예산이 터무니없이 늘려 잡은 훈련일수를 기초로 작성 돼 의욕을 가장한 전시 행정이라는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다.
첫째, 협회는 기흥 훈련원에서의 상비 1군의 훈련 일수를 실현 불가능한 2백30일로 잡아 5천여만원을 훈련비로 책정했으나 3월 중순으로 접어든 현재까지 상비 1군이 기흥에 들어간 날은 단 하루도 없고 앞으로도 많지 않은 실정으로 이 같은 주먹구구식의 예산 배정이 얼마나 황당한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2, 3군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이들에게 계획된 각 5천여만원씩의 예산중 절반 정도도 사용할 수 없으리라는 분석.
실제 지난해에 2, 3군은 책정된 예산의 3분의 1밖에 이용하지 못했다. 또 협회가 기흥 훈련원의 운영비 전체를 예산에서 부담하고 있으면서도 이곳에 들어와 합숙하는 대표 선수들의 숙박비라 하여 거액의 돈을 예산에서 지출한다는 해괴한 사업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오로지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목적으로 협회가 운영하는 체육관에 협회가 약6천여만원에 달하는 숙박비를 지급한다는 것은 설명이 될 수 없는 것.
이처럼 실제 사용도 되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 예산을 늘려 잡는 것은 회장의 찬조금을 생색내게 하기 위한 집행부내의 과잉충성.
특히 회장사 소속으로 최 회장이 탁구계를 떠날 경우 동아그룹의 재산이 되고 말 기흥 훈련원에 시설 보수비 등 각종 명목을 붙여 올해 예산의 약23%에 이르는 2억4천7백여만원을 투자하는 것도 낯뜨거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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