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억 신약기술 또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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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이 다국적 제약사와 5000만 달러(약 465억원)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지 2년 만에 추가로 1200만 달러(약 112억원)의 기술이전 계약을 했다.

신약개발 전문 바이오 벤처기업인 디지탈바이오텍은 자체개발한 차세대 진통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 독일 그루넨탈사와 12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했다고 11일 발표했다.

두 회사는 2005년 또 다른 진통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 신약 후보물질 기술이전료로는 사상 최대 금액인 50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했었다. 그루넨탈은 진통제를 주력 사업부문으로 삼아 유럽.미주.중국 시장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다. 본사는 독일 아헨에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1조2500억원이었다.

디지탈바이오텍 김영호 연구소장은 "이번에 계약한 신약 후보물질은 중독성이 강한 모르핀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진통제"라고 설명했다. 2005년에 계약한 물질은 신경 말단의 특정 부위에 달라붙어 통증이 전달되는 경로를 막는 원리인 데 비해, 이번에 계약한 물질은 신경말단뿐 아니라 대뇌 세포에도 작용해 이중으로 통증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동물실험 결과 모르핀의 가장 큰 약점인 중독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루넨탈은 보다 정밀한 동물실험이 끝나면 200만 달러를, 임상 1상부터 3상 시험이 진행되는 과정에 순차적으로 1000만 달러를 지급할 계획이다. 제품으로 출시되면 양사는 별도의 로열티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그루넨탈의 신약개발 담당 수석과학자인 베른트 준더만 박사는 "2010년 75조원으로 성장할 진통제 시장에서 디지탈바이오텍의 새로운 진통제 후보물질은 꽤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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