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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더 이상 추락은 없다"|미 플로리다 전훈 현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
지난 90년 창단 첫해 우승의 회오리를 몰고 왔던 LG는 지난해 꼴찌 OB와 불과 1.5게임차를 벌리며 7위로 추락, 구단 안팎에서 심한 진통을 겪었다.
대기업의 체통과 수도 서울의 명예를 위해서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LG는 올 시즌에 대비,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일찌감치 캠프를 차리고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그동안 팀을 이끌어 왔던 노장 김재박을 태평양으로 보내고 이광은마저 코치로 승격시켜 공수의 전력 손실이 심각한 상태다.
그러나 미국 야구 신봉자인 이광환 신임 감독의 주도아래 신예들로 대폭 세대 교체를 단행, 새로운 팀컬러 구성에 나서고 있어 아직 섣부른 예상은 할 수 없는 상황.
LG의 신예들은 지난 4일부터 오는 3월6일까지 블루제이스 소속의 2군 코치로부터 기본기·실전 훈련을 받으며 메이저리그식 야구를 익히고 있다.
미국식 자율 야구를 표방해온 이광환 감독의 구상에 따라 당장의 성적 향상보다 2∼3년 후를 내다보며 기량·팀웍을 한 단계씩 높여나가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이번 훈련도 철저히 기초 훈련에 중점을 두고 탄탄한 토대를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LG는 선수·감독·구단이 일심동체를 이뤄가고 있으며 선수들은 목표달성을 앞당기기 위해 스스로 훈련에 앞장서는 등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과는 오전 9시부터 수비·공격으로 나뉘어 부분별로 기초 훈련을 쌓고 오후에는 자체 청백전 및 인근 대학팀을 비롯, 1시간 거리의 브래든튼에서 훈련중인 태평양과의 연습 경기를 통해 실전 훈련을 쌓고 있다.
야간에는 가까운 헬스클럽을 찾아 체력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나 모두 자율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LG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마이너리그 총감독인 멜 퀸으로부터 매일 훈련 평가를 받고 있는데 노장의 은퇴·이적으로 팀의 최고참이 주장 김동재를 비롯, 김용수 김상훈 김영직 등 올 32세의 고참 4명이 앞장서 팀훈련을 이끌고 있다.
지난 88년 타격왕에 올랐던 김상훈은 지난해 부진에서 탈피, 거듭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와 함께 무릎 부상에서 벗어난 박흥식이 김상훈과 함께 김영직·윤덕규로 이어지는 공포의 좌타자 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 코치들로부터 짧게 끊어 치는 타법을 전수 받고 있다.
또 86년 신인왕을 차지한 후 87년 9월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4년 간 후유증으로 시달렸던 김건우는 주전 3루수로 변신했으며 6년 동안 후보에 머물렀던 민경삼은 김재박의 이적으로 주전 발탁의 기회를 맞게돼 눈에서 불이 날 정도로 수비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퀸 총감독은 『선수들의 배우려는 자세가 진지하다』면서 『훈련을 시작했을 때보다 기동력과 수비가 한 단계 뛰어 올라 마이너리그의 트리플A 수준에 맞먹을 정도』라고 말한다.
LG는 지난해 8개 구단 중 팀타율 7위(0.244), 출루율 7위가 말해주듯 공격이 빈약해 올 시즌엔 도루·히트 앤드 런 등 기동력의 야구로 공격력을 보충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LG는 4명의 미국 코치들로부터 한발 앞선 주루플레이 등 공격력 보완을 집중지도 받고 있다.
한편 지난해 방어율(4.35)·실점(6백8점) 역시 7위인 마운드는 올해에도 뚜렷한 신인이 없어 고전이 예상된다.
그러나 지난해 구원승 4위(세이브포인트 14)인 김용수를 선발로 돌려 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좌완 김기범과 김태원이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올릴 것으로 보여 선발 로테이션에는 무리가 없다는 자체 분석이다.
또 마무리에는 정삼흠 이국성을 주축으로 김덕근 신인 차명석 (건국대) 김유진 (단국대) 민원기 (홍익대) 노종우 (원광대) 등을 내세울 계획이나 다소 불안한 상태다.
어쨌든 자율 야구로 재무장한 LG가 미국야구를 접목시켜 어떤 팀컬러를 보이게될지 흥미가 아닐 수 없다. 【더니든 (플로리다주)=장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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