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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 에로티즘 세계를 녹이다:'섹시 아이콘' 디타 본 티즈

중앙일보

입력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은.
"No 정크 푸드, No 맥도날드."

-그게 전부인가.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바르고, 태닝은 하지 않는다. 잠은 물론 푹 잔다."

-그런 상식적인 것 말고 당신만의 비밀이 궁금하다.
"로스앤젤레스 한인마을에 자주 간다. 피부 미용에 관한 한 한국 여성에게 배울 점이 많다. 가끔은 코리안 스파(우리의 목욕탕)도 이용한다."

-때 타월도 경험해 봤나.
"물론이다. 사우나할 때 종종 이용한다."

세계 최고의 섹시스타 디타 본 티즈가 내한했다. 티즈는 스트립 댄스의 일종인 벌레스크(Burlesque)의 1인자이자 보그·엘르 등 세계적 여성지의 표지모델로 유명한 인물. 주변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늘 완벽하게 꾸민 모습만을 보여주던 그가 베일을 들추고 스타일U에 살짝 '맨살'을 드러냈다.

기자가 티즈를 처음 만난 건 작년 9월 뉴욕에서였다. 이제 막 M.A.C의 비바 글램 홍보대사로 선정된 그가 세계 언론 앞에서 짧게 연설했다. 아담한 체구, 표백한 듯 하얀 피부, 사랑스러운 미소…. 천생 여자인 그가 연설 도중 앙가슴에서 립스틱을 꺼내들었다. "이 립스틱 하나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많습니다." 메시지, 그 이상의 연출이 돋보이는 순간, 티즈의 이름은 지구촌에 각인됐다. 카메라 플래시가 쉴새없이 터져 나왔다.

#화장 지우면 아기얼굴이에요
촬영을 앞두고 머리결을 다듬는 그에게 그때 이야기를 꺼냈다. "가슴골에서 립스틱을 꺼낸 건 누구 아이디어였나요?" "네, 제 아이디어였어요. 에이즈는 무거운 주제죠. 하지만 행사까지 심각해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전 어떤 순간에도 'Fun'을 중요시하죠. 제 정체성도 마찬가지고요. 때마침 제가 입은 원피스에는 주머니가 없었죠." 촬영에 들어가자 그는 포즈를 취했다. 바로크 스타일의 드레스를 걸치고 앤티크 의자에 비스듬히 누운 그의 자태는 50~60년대 영화배우를 연상시켰다. '디타 스타일'이라 불리는 웨이브를 준 검은 머리, 하얀 피부, 빨간 립스틱이 50여년전 미인을 부활시켰다. 금발인 머리를 검게 염색하거나, 빨간 립스틱을 바르는 것 또한 티즈의 아이디어다. 이번 방한 중에도 몇몇 화보촬영을 제외하고는 직접 머리와 얼굴을 매만졌다.
화장하지 않은 모습은 어떨까? 그와 동행한 M.A.C의 변명숙 팀장은 "화장을 지우면 아기 같은 얼굴"이라고 귀띔해줬다. "평소엔 립스틱과 치크 정도로 생기를 주고, 머리는 가볍게 올려 묶어요. 청바지나 티셔츠 차림을 좋아하지 않아서 외출할 때는 주로 스커트를 입어요."

#스타도 보통사람입니다
디타는 160cm가 채 안되는 단신이지만 최근 파리 오트 쿠튀르 쇼(전 세계 1% 상류층을 위한 맞춤복 쇼)에 모델로 설 정도로 패션계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록가수 마릴린 맨슨과의 결혼·이혼으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예전보다 훨씬 유명해졌지만 여전히 여러 도시를 돌며 벌레스크 쇼를 해요. 달라진 건 없죠. 저 역시 인터넷의 악플이나 사실과 다른 기사로 상처를 받곤 해요." 유명세를 치르는 스타 역시 보통사람과 감정은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그가 말을 이었다. "사람들은 제가 무척 새침할 거라고 생각해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제 친구들에겐 유머가 많은 사람으로 통하죠. 남자들을 의식하며 행동하지도 않아요."
두 번째 촬영에 들어가기 전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투어는 계속할 거에요. 또 제 아이디어가 담긴 글래머러스한 뷰티 북을 낼 계획이죠. 아주 특별한 메이크업 팁이 담길 예정이에요."
미니 원피스를 입은 티즈는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어느새 관능적인 여인으로 변신해 있었다.
다음날, 홍보 담당자로부터 짧은 문자가 왔다. '지금 디타랑 여성 전용 한증막에 가요.'

프리미엄 조세경 기자

<용어정리>
비바 글램(VIVA GLAM)
화장품 브랜드 M.A.C에서 전개하는 에이즈 펀드로 같은 이름의 립스틱 판매 수익 전액을 펀드에 기부한다. 올해로 13년째. 매해 가을 유명 셀러브리티를 홍보 대사로 섭외해 에이즈 예방 캠페인을 벌인다. 올해까지 모인 금액은 860억원. 이중 국내에서 조성된 1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를 통해 한국 HIV/AIDS 예방 및 감염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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