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권력투쟁 조짐/등소평 개혁노선 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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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보수거점 인민일보도 개혁추진 촉구
【북경 AP·AFP=연합】 중국 관영언론들이 23,24일 연이틀째 최고지도자 덩샤오핑(등소평)의 개혁노선을 강력히 지지하고 나섬에 따라 개혁·보수세력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 지도부가 가까운 장래에 개혁파세력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해주고 있다.
북경의 서방외교소식통들은 이와 관련,중국 지도부 개편을 위한 당내 개혁·보수세력간의 암투가 시작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어 그 귀추가 크게 주목되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89년 6월 천안문사태 무력진압 이후 부각된 보수주의의 거점역할을 해온 그간의 경향을 탈피,24일 전례없이 강도높은 어조로 경제개혁의 강력한 추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인민일보의 이같은 논조변화는 중국 지도부내 개혁파와 보수파간의 권력투쟁이 노골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것으로 지난달 심천등 남부도시들을 잇따라 방문,이례적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등소평이 자유시장경제체제등 자본주의원칙의 도입을 강조한데 호응,등의 개혁정책에 힘을 보태는 것으로 풀이돼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민일보는 이날짜 1면 사설에서 『개혁과 개방이외에 우리가 택할 수 있는 또다른 길은 없다』면서 『개혁과 대외개방에 있어 우리의 다부진 자세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하며 그 속도를 가속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및 외국 분석가들은 등의 남부지역 순방시 침묵을 지켰던 인민일보가 이처럼 개혁을 지지하는 논조를 표방하고 나선 것은 등과 강경보수파간의 막후 권력암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했는데 인민일보의 이같은 논조로 미루어볼때 등이 권력투쟁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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