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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닫는 국교」활용 골치/농어촌·벽지 올해 179교나 폐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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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수련장개조 추진 예산없어 방치/화재등 위험… 아쉬운 정부지원책
농어촌·산간벽지 학생감소에 따른 소규모 국민학교·분교 통폐합이 해마다 늘어 올 새학기엔 통폐합사업이 시작된 82년 이후 가장 많은 1백79개 학교가 문을 닫는다. 이미 폐교된 3백98개교를 합하면 전국에서 모두 5백77개학교가 문을 닫게돼 폐쇄된 이들 학교시설의 관리·활용이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교육부는 당초 이들 시설을 매각키로 했다가 90년 10월 매각중지조치를 내리고 각 지방교육청에 학생수련장·교원휴양소·마을회관 등으로 활용토록 시달했으나 시설개조에 필요한 예산이 없어 그대로 방치해두는 등 사실상 활용도,관리도 제대로 못하는 상태다.
◇통폐합=82년 21개교를 폐쇄한 것을 시작으로 83년 23,84년 19,85년 10개교등 90년까지 2백46개교를 폐쇄했고 지난해엔 52개교가 문을 닫았다.
올해는 전남 45,경남 32,전북 32개교등 지난해보다 3배이상 많은 1백79개교가 3월 새학기부터 폐쇄된다.
이에 따라 전국에서 폐쇄되는 국민학교·분교는 5백77개교에 이르게 되며 93년에다시 1백14,94년에 80개교 등의 통폐합이 계획되어있어 94년까지는 문닫는 학교가 7백71개교에 이를 예정이다.
◇활용=교육부는 당초 폐쇄학교부지·시설을 매각키로 했었으나 일부지역에서 주민들의 반대로 물의가 일자 90년 10월 매각중지조치를 내렸다.
대신 이들 시설을 청소년수련장·교원휴양소 등으로 활용하라고 시·도 교육청에 시달했으나 실제 활용은 극히 부진하다.
23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문을 닫은 3백98개교중 수련장 등으로 활용되고있는 곳은 21.9%인 87개교 뿐이며 나머지 3백11개교중 1백63개교는 매각됐으며 1백48개교는 문을 닫은채 버려져 있다.
◇관리부실=이처럼 폐지학교의 활용률이 떨어지는 것은 정부가 재활용을 위한 구체적계획과 시설개조에 필요한 예산지원 등을 소홀히 하고있는데다 활용가치가 떨어지는 학교가 많기 때문이다.
폐지학교가 63개교로 가장 많고 올해도 45개교를 폐지할 예정인 전남교육청의 경우 활용중인 학교는 12개뿐으로 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수련장으로의 개조나 유·무상 임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폐교된 화순 동면국교 마산분교장의 경우 야영장 및 교원휴양소로 개조할 예정이지만 1억5천만원의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계획에 그치고 있다.
또 55개교를 폐지한 경남교육청도 매각한 23개교를 제외한 32개교중 7개교만 활용하고 있을뿐 나머지 폐교의 관리에 애를 먹고있다.
현재 폐교관리는 각 시·군교육청에 일임돼 대부분 1명의 기능직요원이 배치돼 있으나 사실상 방치된 상태나 다름없다.
이에 따라 교사등 시설물이 화재·훼손등 위험성이 높아 일선교육청에선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21일 전국의무교육계장회의에 모인 각 시·도교육청관계자들은 『폐지학교 매각중지조치를 해제해 교육시설확충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교육부에 건의했으나 다수교육관계자들은 팔기보다 유용하게 활용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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