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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PING] 봄맞이 몸 청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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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요즘 '디톡스(detox)' 바람이 거세다. 해독을 뜻하는 '디톡스'는 몸 안에 쌓인 독소 및 유해물질을 배출해 몸의 균형을 잡는 건강법. 몸에 좋은 성분을 섭취하는 것이 '플러스 건강법'이라 한다면 '디톡스'는 '마이너스 건강법'이라 할 수 있다. 본래는 대체의학적 성격의 치료법으로 소개됐으나,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식음료 업체나 화장품 업체에서 디톡스를 내건 제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황사철을 맞아 디톡스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졌다.

◆너도나도 디톡스=이들 업체에서 내세우는 디톡스의 개념은 폭넓다. 숙취 해소나 원기 회복, 니코틴 제거 등이 모두 포함된다. 지난해 디톡스 마케팅의 대표 음료가 '마시는 홍초'(청정원), '마시는 벌꿀 홍초'(샘표) 등 식초 음료였다면 올해는 차 음료가 뜨고 있다. 물 대용으로 마시는 차에 디톡스 관련 성분을 넣은 것이다. 한국코카콜라는 기존 녹차 브랜드 '하루녹차'에 L-아스파라긴.알로에베라 성분을 강화해 '맑은 하루녹차'(350㎖.1200원)를 출시했다. L-아스파라긴은 알코올 분해 효소가 탁월해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고, 알로에베라는 유해 성분을 중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남양유업의 '술술 풀리는 아침'은 이름부터 물처럼 마시는 숙취 해소차를 표방하고 있다. 영지버섯.헛개나무.홍삼 농축액에 아스파라긴.차카테킨 등 원기 회복 및 해독 작용 성분을 우려내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디톡스 효과를 내세운 캔디 제품도 있다. 바이오벤처 업체 디톡시팜의 '디톡스 30 케어 캔디'(120g.1만원)는 흡연자의 몸속 니코틴을 제거해 주는 금연 보조식품. 약모밀.새삼 등 7가지 천연 생약에서 추출한 물질이 니코틴.타르뿐 아니라 황사철 몸속에 쌓이는 중금속 배출을 돕는다는 설명.

화장품 업계에도 디톡스는 트렌드가 되고 있다. 저마다 이름에 '디톡스'를 붙이고 있다. 애경 포인트의 '딥클린 데톡시안 훼이셜 폼'(150g.1만3800원)은 황사 전용 클렌징을 표방하고 있고, LG생활건강의 '비욘드 디톡스 핸드워시'(200㎎.1만2000원)는 솔싹 추출물에 들어 있는 피톤치드 성분이 황사철 항균 효과를 돕는다고 강조한다. 이 밖에 비오템의 '화이트 데톡스 Bio-A 에센스', 미용전문 쇼핑몰 스킨알엑스에서 판매하는 딸리까 '아이 데톡스(1.8g.5만5000원) 등도 노화 방지 및 기미.잡티 제거에 효과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별한 효과는 있을까=업체들의 디톡스 마케팅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만만찮다. '독소'라는 개념 자체가 과학적으로 모호하다는 것이다. 그저 물과 채소류를 많이 섭취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화장품 업계의 디톡스 바람도 마찬가지.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디톡스라는 게 최근 새롭게 개발된 기능이라기보다는 기존 제품이 갖고 있던 여러 기능 중 한 측면을 특별히 강조해 개념화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제품마다 '디톡스' '데톡시안' 등의 명칭을 붙임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뭔가 과학적이고 효과도 높을 것 같다는 느낌을 심어주는 마케팅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지함화장품의 피부과학연구소 김세기 소장은 "피부에 좋다는 것을 일부러 바르는 것보다 피부에 해가 되는 스트레스.담배.알코올 등을 피하는 마이너스적인 관리법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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