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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PING] 실내'미니 정원' 재료 쇼핑 가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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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주부 심앨리스(37)씨는 지난해 말 서울 대치동 자신의 아파트 베란다에 정원을 꾸몄다. 작은 베란다 정원이지만 한구석에는 아이들과 앉아서 놀 수 있는 평상 모양의 나무 데크를 설치하고, 흙을 깔아 꽃과 나무를 심었다. 심씨는 "세 살, 한 살짜리 아이들과 정원에서 김밥을 먹거나 꽃에 물을 주기도 한다"며 "아이들이 정원에서 노는 것을 좋아해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관상용이었던 아파트 베란다 정원이 '가족들의 놀이터'로 진화하고 있다. 32평 아파트 베란다에서 만들 수 있는 정원은 보통 6㎡ 정도. 그리 큰 공간이 아니지만 최근엔 정원 사이에 오솔길도 내고 작은 연못도 들여놓는다. 베란다에 정원을 꾸미는 이들이 늘면서 건설회사들도 폭이 2m 정도로 넓은 베란다를 갖춘 아파트를 내놓고 있다. 키 큰 나무를 심을 수 있도록 움푹 파인 공간도 만들고 있다.

◆전문가 도움으로 베란다 정원 만들기=실내 조경 업체에 의뢰하면 견적을 내고 미리 데크 등을 제작해 오기 때문에 시공은 반나절에서 하루면 된다. 전문 시공업체에 맡길 경우 공사도 쉽고, 사후에 배수 등의 문제가 생겨도 물어볼 곳이 있어 든든하다. 하지만 비용은 만만치 않다. 보통 ㎡당 견적이 50만원 정도(인건비 포함). 32평형 아파트라면 300만원 안팎이 든다.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시공 사례를 소개하는 업체가 많으므로 원하는 스타일을 미리 생각한 뒤 전문업체를 방문하는 게 좋다. 정원에 심을 나무 등은 미리 보고 꼼꼼히 고르는 게 좋다. 일단 심어놓으면 다시 뽑고 새 나무를 심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전문업체에 맡기지 않더라도 전문가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인테리어 전문매장 B&Q 구로점은 최근 '가드닝 존'을 열어 원예 관련 상담을 하는 직원을 두고 있다. 이런 원예상담 전문가들과 시공계획 등을 상담한 뒤 필요한 물건을 사는 것도 불필요한 노력을 줄이는 방법이다.

◆내 손으로 직접 꾸미는 베란다 정원=베란다에 정원을 만들 때 가장 유의해야 하는 것은 물이 잘 빠지도록 배수층을 만드는 일이다. 바닥에 흙을 깔기 전에 배수 구멍에 플라스틱 배수판을 덮고, 그 위에 원예용 부직포를 덮어야 흙은 안 내려가고 물만 빠져나간다. 흙은 보통 멸균된 상태로 파는 인공토에 배양토를 섞어 쓴다. 산에서 흙을 퍼오면 세균이 많고 지렁이.개미 등이 따라온다. 인공토는 100ℓ에 5000원 정도. 32평 아파트를 기준으로 거름과 배양토를 섞어 쓸 때 흙 값만 10만원을 넘게 잡아야 한다.

데크를 만들려면 흙이 직접 닿는 곳만 방부목으로 하고, 사람이 앉는 곳은 천연목재를 쓰는 게 좋다. 일부 방부목에서 포름 알데히드 등 유해물질이 방출되기 때문. B&Q구로점에선 실내 정원용 데크재로 일본 삼나무를 잘라 판다. 2m에 8900원~1만3000원 정도다.

사과 궤짝 크기의 플랜트 박스에 갖가지 식물을 심어 놓는 이동식 정원도 간편하다. 키가 큰 식물과 작은 식물을 한데 모아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고, 박스 아랫부분에 바퀴가 달려 있어 거실.베란다.안방으로 쉽게 옮길 수 있다. 좀 큰 박스 가운데는 돌로 만든 수반을 놓아 미니 연못 분위기도 내는 것도 있다. 식물을 심어 놓은 이동식 정원의 경우 길이 1m(105×50×30㎤)정도가 70만원 선이다. 박스만 따로 사서 식물을 심을 수 있다. 아래에 배수층이 내장돼 있어 배수구가 필요없는 큰 박스는 20만~30만원 정도다. 이동식 정원 박스는 대형 조경가게에 가면 쉽게 살 수 있다.

화초를 심을 때는 비슷한 특성의 화초들을 모아 심어야 한다. 물을 좋아하는 스파트필름을 물이 적어야 잘 자라는 선인장 바로 옆에 심으면 선인장이 썩기 쉽다. 반쪽이 공방 목동점에서 원예 교실을 열고 있는 김성규씨는 인기 식물로 남천.폴리셔스.스파트필름.팔손이 등을 꼽는다. 키가 큰 편인 남천.폴리셔스는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02-579-8100)이나 과천화훼집하장(02-502-6835)에서 5만~10만원 정도에 살 수 있다. 봄에는 색깔이 화려한 수선화.히아신스.튤립 등 구근류 꽃도 인기다. 시장에서 1000~2000원이면 살 수 있다. 빛이 잘 들고 통풍이 잘 되는 곳이라면 채소 키우기도 어렵지 않다. 방울토마토.고추.상추 등이 인기가 많다. 모종은 보통 2~3포기에 1000원 정도다.

임미진 기자

(1)시공 전 베란다 모습

(2)나무로 아치형 문틀을 만들어 아늑한 느낌을 냈다. 뒤쪽 문틀 아래 있는 것이 나무 데크.

(3)물이 잘 빠지도록 플라스틱 배수판을 설치한다. 이 위에 부직포를 덮어야 흙이 빠져나가지 않는다.

(4)물을 뿌려가며 흙을 깐다. 흰색은 가벼운 인공토 퍼라이트, 까만색은 영양분이 농축된 흙인 피트모스. 모두 멸균된 상태다.

(5)키 큰 나무부터 심기 시작한다. 가운데 놓인 것은 연못 분위기를 내기 위한 물확.

[사진=푸르네(www.ipuru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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