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나이스 전 IMF 국장 "한·미 FTA 성공하려면 피해 분야 지원 해줘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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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 협정 (FTA) 을 통해 한국 기업들이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것이다."

휴버트 나이스(사진) 전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최근 체결된 한.미 FTA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또 FTA가 성공하려면 어려움을 겪게 될 분야에 대한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이스 전 국장은 외환위기 당시 IMF 실무협상 대표를 맡아 국내에 잘 알려졌다. 2000년엔 IMF를 떠나 도이체방크의 아시아 총괄 회장을 지냈다.

나이스 전 국장은 외환위기 이후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피부로 느끼는 경제회복 과정이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이 각종 개혁을 통해 좀 더 시장경제에 가까워졌고 펀더멘털도 강해졌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다만 외환위기 당시 IMF의 가혹한 고금리 정책과 구조조정에 대해선 "어떤 국가가 외환위기를 맞든 최선의 해결책은 고금리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좀 더 빨리 금리를 올렸으면 피해를 더 신속하게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또 자금 이탈로 은행의 신인도가 바닥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금융 구조조정 역시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샌드위치 신세가 된다는 지적은 오류라고 주장했다. 일부 취약 산업이 위축되겠지만 경쟁력 있는 분야는 더욱 번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덩치 큰 국가라고 다 경쟁력이 뛰어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 경제에 대해선 밝은 전망을 제시했다. 10년 전에 비해 외환보유액도 풍부해졌고, 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져 "내외부의 충격을 견뎌낼 수 있는 상태"라는 게 근거다.

국제 포럼 참석차 서울에 온 그는 IMF에서 33년간 재직하며 아시아 경제위기의 불을 끄는 '소방수' 역할을 했다. 경제학.경영학 박사로 미국 메릴랜드 대학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다.

유지호 중앙데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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