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 사회비판 기능 "빈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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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서울YMCA「시청자전화」가 본격적인 방송모니터기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지금껏 방송모니터 활동을 해온 각종 단체들과는 달리 Y의 시청자전화는 시청자들의 폭넓은 의견을 담아내고 있어 주목된다.
시청자전화의 설립 취지는 말 그대로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전화로 접수, 그 내용을 정리해 여론화 하자는데 있다.
시청자전화가 지난달20일 개설이후 26일까지 1주일간의 전화접수 결과를 요약, 최근 보고서를 냈다.
예상외의 시청자 호응도 시선을 끌지만 시청자 전화를 통해 본 시청자 성향과 방송사별 문제점등 보고서의 내용이 알차다.
전국의 시청자들이 이 전화를 이용한 횟수는 하루평균 21건(1주일간 1백46건).
성별·연령별로 차이는 있으나 시청자들의 전반적인 의견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우선 지적된 것이 시사성 있는 보도 물과 사회성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것.
예컨대 SBS-TV의『뉴스쇼』는 뉴스라기 보다 잡지식 보도라는 것이며, KBS 2TV의『기동취재현장』은 뉴스시간과 중복편성 돼 있어 보도물 시청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식이다.
결국 시청자들은 뉴스가 정보제공기능과 사회비평기능을 간과하고있다는 점, 보도프로가 중복 편성되고 있다는 점등에 불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KBS의 시청료징수에 따른 시청자들의 눈총이 따갑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시청료인상 움직임, 시청료 납부와 광고방송의 범행, 난시청지역의 시청료 징수 등이 대표적인 예로 지적됐다.
연예·오락프로의 홈·코믹성 경향과 심각한 방송언어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특히 시사적이거나 사회성을 띤 드라마가 부족하고 극중 등장인물사이의 존칭어 사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미디의 현실풍자가 말장난에 그치고 유행어·속어가 남발될 뿐만 아니라 비 전문방송인들의 출연에 따른 그릇된 언어사용 문제가 갈수록 심해진다는데 시청자들은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SBS-TV『자니윤 이야기쇼』의 경우 진행자의 부정확한 발음과 어눌한 말투 등이 지적됐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TV프로에 대한 어린이들의 의견이 많다는 점.
어린이프로의 절대량이 부족하고 어린이 시간대에 외국만화와 외화가 지나치게 많은데다 외화내용이 어린이용으로는 적합치 않다고 꼬집는 전화가 많았다.
반면 세간의 화제작 MBC-TV 『여명의 눈동자』에 대한 재방송 요구가 적지 않았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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