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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10년 박세리 "그랜드 슬램 욕심 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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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버디 봤지?’ 박세리가 3라운드 18번 홀에서 멋진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활짝 웃고 있다. [랜초 미라지 AP=연합뉴스]

미국 진출 10년을 맞은 박세리(30.CJ)를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빅혼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5월께 명예의 전당에 오를 예정(올 시즌 10개 대회에 참가하면 자격이 된다)인 박세리는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상위권에 올라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박세리는 대회장인 랜초 미라지 인근인 빅혼에 고급 빌라를 갖고 있다.

-예전보다 여유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 예전 같으면 대회기간에, 그것도 메이저대회 우승을 앞에 둔 상태에서 밤에 이렇게 누굴 만나는 건 상상도 못했다. 아마 경기 생각만 하고 스트레스도 엄청나게 받았을 것이다. 골프 생각 조금 덜하고 스트레스 덜 받으니 경기도 잘된다."

-나비스코 대회에서는 지금까지 성적이 좋지 않았다.

"톱 10에 한 번 든 게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코스가 어렵긴 하지만 메이저대회는 다 그렇다. 집 근처에 있는 골프장인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그랜드슬램을 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대회라는 게 부담이 된 것 같다."

-미국에 처음 온 1997년이 기억나나.

"꿈만 가지고 왔다. '명예의 전당에 가겠다' '그랜드슬램을 하겠다'고 했지만 확률적으로 불가능하고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다. 앞만 보고 달려 왔더니 10년이 됐고, 명예의 전당 입회가 확정됐고, 그랜드슬램도 눈앞에 있다."

-지금 꿈은 무언가.

"당연히 그랜드슬램 달성이고, 세계랭킹 1위도 해야겠다."

-슬럼프를 겪으면서 달라진 것 같다.

"7~8년 동안 못 배웠던 것을 슬럼프 기간에 한꺼번에 배운 것 같다. 어릴 때는 무작정 공만 쳤다. 슬럼프가 오히려 도움이 됐다. 지난 10년 동안 잃은 것은 없다. 하루하루 감사하며 산다."

-한희원 선수가 아이를 낳는다는 데 결혼하고 싶은 생각 없나.

"결혼하고 싶다. 그런데 계속 여기저기 다니며 대회에 출전하니 사람 만날 시간이 별로 없다."

-남자친구는 없나.

"좋은 감정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 미국에 있는 한국 사람이고, 친구처럼 편하게 만나는데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누가 소개시켜 줬나.

"후배 선수들이다. 후배들은 다들 남자친구가 있는데 우리 또래는 없다. '너희만 사귀지 말고 언니들도 좀 소개시켜 줘라'고 압력을 넣어 소개받았다. 우리는 골프만 했는데 후배들은 운동은 운동, 여가는 여가로 생각하고 즐겁게 논다."

-98년 US여자오픈에서 양말을 벗고 샷 할 때의 하얀 발이 기억난다.

"나도 그 색깔의 대비가 기억난다. 요즘은 다리에도 선크림을 많이 발라 예전만큼 발목과 발 색깔이 다르지 않다. 후배인 이선화의 다리가 까맣다."

-집에 혼자 있을 때는 무얼 하나.

"십자수도 하고 1000개짜리 퍼즐 맞추기도 한다. 2~3일이 걸려도 끝까지 하는 성격이다. 집착이 있다. 스노보드도 타고 사격도 좋아한다. 50야드에서 웨지보다 더 정확하게 공략할 수 있다."

-돈은 얼마나 벌었나.

"세금 내고 집 사고 나니 남은 것은 별로 없다. 한국에서 버는 돈은 다 부모님이 관리하신다. 아끼고 잘 투자해 버는 거다."

-부동산 투자는 잘 됐나.

"(플로리다) 올랜도와 이곳 빅혼에 집이 있다. 값이 많이 올랐다."

-자동차는 뭔가.

"벤츠를 포함해 두 대다. 대형은 아니다."

랜초 미라지=성호준 기자

세리 4언더 공동선두
나비스코챔피언십 3R

박세리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파 72)에서 벌어진 LPGA 투어 나비스코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2언더파를 추가, 중간 합계 4언더파로 폴라 크리머(미국)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박세리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생애 통산 4대 메이저대회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박세리는 US오픈.브리티시오픈.맥도널드 챔피언십에서 모두 다섯 차례 우승했으나 나비스코 챔피언십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3언더파 4위로 3라운드를 시작한 안시현은 2오버파를 쳐 중간 합계 1언더파 공동 6위로 밀렸다. 4언더파 공동 선두였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도 17번 홀(파3)에서 7타를 치는 바람에 합계 1오버파로 우승경쟁에서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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