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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조난 세종2호 대원 3명 "안전" 교신후 연락 끊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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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세종2호의 교신 두절-안전 확인-다시 교신 두절-세종1호 교신 두절-4명 구조까지.

남극 세종기지 사계절연구팀 남상헌(지구물리학) 연구원이 8일 오후 10시30쯤 본지 취재팀과 위성전화를 통해 조난과 수색, 구조로 이어진 41시간 동안의 긴박한 당시 상황을 전했다.

-우선 구조에 나섰던 세종1호 연구대원 5명의 소식부터 전해달라.

"8일 오전 10시20분쯤(현지시간) 러시아 구조대로부터 한국 연구대원 4명을 발견했다는 연락이 왔다. 발견 장소는 중국 장성기지의 맞은편 알드리섬의 칠레 측 비상대피소에서다. 전재규 연구원은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나머지는 모두 건강하며 현재 러시아 기지로 이동 중이다."

-세종2호의 연구대원들은.

"아직 소식이 없다. 이들 모두 현재로선 정확히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역시 살아서 대피 중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날씨 여건 등을 감안하면 생사는 앞으로 하루가 관건이다."

-처음 세종2호의 조난 상황은.

"12월 6일 오후 1시10분과 50분에 세종1호와 세종2호가 귀국할 연구대원을 싣고 칠레기지에 도착했다. 여기는 한국시간보다 12시간 늦다. 오후 4시쯤 모두 세종기지로 귀환길에 올랐다. 바람은 초속 10m로 기상은 나쁘지 않았다. 세종1호는 5시25분쯤 돌아왔다. 그런데 5시30분쯤 세종2호가 긴급 교신을 보내왔다. '강설과 험한 파도로 인근 중국기지로 향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교신이 끊겼다."

-수색은.

"인근 칠레기지에 교신을 요청하고 인근 고지대에 올라 계속 통신을 시도했다. 칠레와 우루과이 해군함정이 출동했으나 어두워지고 바람이 초속 20m로 거세 수색을 계속할 수 없었다. 이튿날인 7일 오전 5시에 날이 밝자마자 중국기지의 배와 육상 설상차를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해상에선 아르헨티나의 카스티요 남극순찰선이 수색을 맡았다."

-세종2호와 연락이 됐다는데.

"수색 과정에서 오전 8시30분쯤 세종2호 강천윤 연구반장에게서 '안전하다'는 무선교신이 왔다. 이때는 보트에 탔던 3명이 모두 육지에 상륙해 교신하고 있었다. 기지에서는 최대한 안전한 위치에 대피해 있으라고 전했다."

-연락은 계속 이뤄졌나.

"무전기의 배터리 충전량이 줄어들어 절전모드로 바꾸도록 했다. 이후엔 키를 눌렀다 떼는 식으로 신호음 교신을 시작했다. 주로 안전한가, 어디쯤인가만 물었다. 시간을 정해 필요한 때만 교신했다. '예스'는 2회, '노'는 3회를 누르는 식이다. 1회 누르는 것은 자칫 오인할 수 있기 때문에 피했다."

-언제 교신이 끊겼나.

"오후 5시쯤 마지막 교신이 이뤄졌다. 배터리가 방전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지의 판단으로는 육상에서 안전하게 대피하고 있으며, 연락만 두절된 상태인 것 같다."

-구조에 나선 세종1호는 처음 어떻게 됐나.

"7일 오후 7시쯤 바람이 초속 12m로 잦아들면서 세종1호 5명이 해안 수색에 나섰다. 해변을 중심으로 고무보트를 탐색하는 방식이다. 10분마다 지속적으로 위치확인을 했다."

-언제 교신이 끊겼나.

"오후 8시20분쯤 중국 장성기지 주변이라는 교신이 들어왔다. 그리고는 오후 8시50분에 김홍귀 대원이 '물에 빠졌다'고 전했다. 처음엔 수신상태가 안 좋아 '발견했다'로 오해했다. 이후 교신이 끊겼다. 무전기는 방수장치가 돼 있었으나 물이 스며들어 방전된 것으로 보였다."

-당시 세종1호의 위치는.

"최종 교신시간과 발견 지점으로 미뤄 중국 장성기지 주변에서 보트가 뒤집힌 것 같다. 설령 물에 빠졌어도 해안에서 가까운 곳에서 수색 중이었고, 구명복과 보온복을 제대로 차려입어 물 속에서 체온 강하로 변을 당했을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해수 온도는 영하 1도다."

-현재 세종기지는 어떤가.

"기지에는 잔여대원, 하계 초기 연구대원과 방송사 취재단 4명 등 모두 26명이 있다. 러시아 기지에도 3명이 있다. 모두 돌아가며 수색에 참여하고 있다."

이승녕.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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