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개방하면 농촌은 망한다”/반대시위 전국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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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부시 방한 계기로 가열/전농 가두행진/시위벌인 학생등 11명 연행
부시 미 대통령의 방한을 맞아 미 농산물 수입개방 반대와 부시 대통령 방한을 비난하는 항의서한 전달 및 시위가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전국농민단체협의회(회장 강춘성)등 농민단체 대표 20여명은 6일 오전 10시45분쯤 서울 세종로 미 대사관 앞에 모여 부시 대통령 방한 반대 및 농산물개방 반대 항의서한과 성명서를 대사관측에 전달했다.
이들은 항의서한에서 『우리 농촌은 이미 80년대중반 이후 미국의 밀·옥수수·콩·목화 등을 수입,농촌이 거의 파괴된데다 최근 미국의 쇠고기가 국내시장의 65%를 잠식한 상황에서 더 이상의 농산물수입 개방은 우리농촌의 멸망 그 자체』라며 미국의 농수산물 수입개방 압력의 즉각중단을 요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회장 권종대)은 6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역 광장에서 5백여명의 농민회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부시 방한 반대 및 미국 쌀 수입반대 농민대회」를 가진뒤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가두행진을 벌이기로 했다.
한국농어민 후계자연합회(회장 정상수)도 6일 오후 2시 회장 정씨와 대표 3명이 미대사관을 방문,수입개방 등에 대한 항의메시지를 전달키로 했다.
한편 5일 오후 5시45분쯤 주한미대사관 정문앞에서 한양대생 박철국군(21·철학3)등 전대협 소속 대학생 8명이 부시 미 대통령 방한 반대서한을 대사관측에 전달하려다 모두 경찰에 연행됐다.
이에 앞서 5일 오후 5시35분쯤 미 대사관 후문 대림산업건물 앞길에서 쌀수입 반대시위를 하려던 한전보수 주식회사 감사 정상조씨(58·서울 압구정동)등 회사원 3명도 경찰에 연행됐다.
한편 충남 예산군 신암면 농민회 소속 농민 20명은 6일 0시5분쯤 신암면 사무소에 경운기 5대·트랙터 2대로 벼 2백28가마를 싣고나와 「부시 방한 반대」등의 구호를 외치며 농성중이다.
전남 나주군 봉황면 농민 60여명은 5일 오후 1시쯤 면사무소 앞마당에 벼 6백75가마를 쌓아놓고 『미국 쌀수입 개방 절대반대』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고 무안군 농민회 회원 2백여명도 이날 오후 2시쯤 해제면 사무소 앞에서 미국 쌀 수입저지·추곡전량 수매를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또 전북 임실군 둔남면 오수농민회 소속 농민 80여명과 전북대생 20여명 등 1백여명은 이날 오후 1시15분쯤부터 오수교회 앞길에서 「부시 미 대통령 방한반대 및 추곡전량수매」를 요구하는 농민결의대회를 연뒤 「벼멸구보다 무서운 미국 쌀을 몰아내자」고 쓴 현수막을 앞세우고 가두시위를 벌였다.
부산·경남지역 대학생·재야단체회원·농민 등 7백여명은 이날 오후 2시 부산대 운동장에서 부시 방한 규탄을 위한 결의대회를 갖고 3시간동안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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