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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 노~올자...복국 맛보이소

중앙일보

입력


내 이름은 김부자(42·동부이촌동). '카츄사의 노래'를 부른 김부자가 아닌, 아내와 두 딸을 둔 중년의 가장이다.
일찌감치 월급쟁이 생활을 접고 5년전 시작한 사업이 '이름 덕인지' 제법 자리를 잡았다.
일에 파묻혀 있던 어느날, 아이들에게 '돈버는 기계'로 인식되어 버린 나 자신을 발견했다.
내가 과연 성공한 가장인가? 머릿속이 '멍'해지고 가슴도 답답해왔다. 아내와의 살가운 대화, 오붓한 가족외식…언제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래선 안된다. 문득 '빵점 아빠의 만점 가족여행'이란 책 제목이 떠올랐다. 망설임 없이 1박2일의 가족여행을 준비했다. 빵점 아빠인 내가 선택한 곳은 대한팔경의 하나로 꼽히는 부산 해운대.

# 점수 따기 하나-숙소
2km 길이의 백사장이 펼쳐진 국내 최대의 해수욕장 해운대. 이곳의 봄날은 고즈넉하다.
숙소는 창너머 해운대 앞바다가 동공을 꽉 채우는 파라다이스 호텔로 정했다. 이왕 기분내는 참에 '특별한 방'을 예약했다.
지난 4월 260억원을 들여 새롭게 변신한 최고급 객실 '에메랄드 스위트 룸'이 바로 그것.
문을 열자마자 두딸아이의 환호성이 들렸다. "아빠, 별세상 같아~ 전망이 최고야!"
검은색과 흰색의 정사각형 타일 패턴이 한눈에 들어왔다. 총 64평의 객실은 여느 호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모던함이 느껴졌다.
아내는 더블 침대가 놓인 침실을 지나 사우나 도크가 설치된 욕실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바다를 바라보며 스파를 즐길 수 있다니…."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 : 전화번호 : 051-742-2121 / busan.paradisehotel.co.kr /

# 점수 따기 둘- 저녁식사
객실의 흥분이 채 가라앉기 전 가족들을 데리고 36년 전통의 '금수복국'집을 찾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부산에 올 때마다 들른 곳으로도 유명한 이곳은 호텔 뒤편으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코스요리를 주문했다. 복어회·복어튀김·활복 지리가 차례대로 나왔다. 복어회는 육질이 단단해 잠자리 날개처럼 비칠듯 얇게 저며나왔다. "오물조물 씹는 맛이 일품이네." 아내의 표정에 행복이 담겨있다. 진작, 자주 좀 올걸….
아이들은 아삭아삭한 복어 튀김과 복떡갈비에 젓가락을 바삐 움직인다.
나는 뭐니뭐니해도 속이 확 풀리는 '복국'에 꽂힌다. 맑은 복국에 식초와 고춧가루와 다진 파로 만든 양념을 더했더니 개운함이 온몸을 쓸어내린다. 팔팔 끓는 국물 속에서도 아삭함을 잃지 않는 콩나물도 일품이다.
▶금수복국 : 9000원짜리 복국부터 12만원짜리 코스까지 다양한 복어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집/www.ksbog.com

# 점수 따기 셋- 노천온천
식후경 장소는 금강산 아닌 호텔 노천온천. 이곳은 온도가 각기 다른 5개의 탕이 녹색 정원 속에 자리잡고 있다. 밤하늘의 별과 바다를 벗삼아, 파도와 갈매기 지저귐을 음악 삼아 아내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들이 몇 반인지, 친구가 누구인지… 무심한 아빠임을 새삼 깨닫는다. 아이들은 온천 옆 야외수영장에서 시간가는줄 모른다.
부산의 밤은 낮보다 따뜻하다.
▶노천온천 - 운영시간 : 오전 6시~오후 10시/ 객실 투숙객 무료 이용 / 일반인 3만3000원(실내사우나 옥외수영장 포함)/ 수영복 착용

# 점수 따기 넷- 용궁사
다음날 새벽, 호텔에서 차로 30여분이 걸리는 기장군 용궁사를 방문했다. 대개의 사찰이 산중 깊숙이 있는 것과 달리 용궁사는 바닷물이 발 아래 철썩거리는 수상법당(水上法堂)이다. 풍수지리의 문외한이라도 한눈에 '천하명당'임을 간파할 수 있다.
해운대 일출은 용궁사로부터 시작된다. 진심으로 기도하면 소원을 이룰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어느 문인의 표현처럼 찬란한 태양이 바다 위에 붉은 혀를 드리우며 아침을 깨운다. 경외감이 밀려온다. 숭고한 자연 앞에 가족의 평안함과 행복을 빌어본다.
▶용궁사 - 위치 : 해운대에서 송정 해수욕장을 지나쳐 2.7km 지점 / 051-722-7744/ 입장료 없음

# 점수 따기 다섯- 대변항 & 멸치회
먼동이 트니 온누리가 환하다. 영화 '친구'의 촬영지로 유명한 대변항으로 이동했다.
딸아이는 "무슨 이름이 그래?"라며 피식 웃는다. 이곳은 전국 유자망 멸치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황금어장이다. 멸치는 성질이 급해 산지가 아니면 싱싱한 횟감을 맛보기 어렵다. 브런치 식단을 '멸치회'로 정했다. 깻잎·양배추·무·배·사과·미나리 등 온갖 야채에 고추장 양념을 곁들인 멸치회가 나왔다.
"비린 맛이 좀 느껴지지만, 육질이 부드럽고 달콤새콤하다." 아내가 연신 입맛을 다신다. 오후 2시쯤 출항한 멸치배가 들어와 멸치 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운수좋은 날이다. 그물에 걸린 멸치들이 허공으로 날아 올랐다가 사방으로 후두둑 떨어졌다.
아이들은 회를 먹다 말고 뛰어나가 셔터를 눌러댄다.
▶대변항 : 기장군 기장읍 대변리에 있는 항구/ 멸치,장어 등 해산물로 유명

#서울로 가는 길.
몇점 아빠인지 은근히 떠본다. "이제 50점 겨우 넘었어요." 점수 매긴 것과는 달리 아이들 표정이 화사하다. 아내는 그저 빙긋 웃는다. 나도 웃는다. 이심전심, 행복한 미소가 퍼진다. 가족은 이런거다. 이래야 되는 거다.

프리미엄 이형남 기자

봄 꽃 내음 맡으러 떠나가볼까?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 시인 이장희 '봄은 고양이로다'
거센 꽃샘 추위도 물러가고, 어느덧 봄의 향기가 느껴지는 요즘이다.
봄이 되면 떠나는 봄 꽃 여행·봄 꽃 향연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곳은 에버랜드의 '플라워 카니발'이다. 3월부터 6월 10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축제의 컨셉은 '아름다운 꽃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이다. 축제 중에는 시기별로 1000여종이 넘는 꽃 1000만 송이가 에버랜드 전역에서 개화한다. 또한 진달래,살구나무, 왕벚나무 등이 심어진 총길이 2.5km에 달하는 '꽃길 여행 코스'도 선보인다.
▶에버랜드 홈페이지 www.everland.com

# 경기 이천 지역에서 30일부터 3일간 '이천백사 산수유 꽃축제'가 펼쳐진다. 봄 꽃 중 개화시기가 가장 빠른 '봄의 전령사' 산수유꽃은 수도권에서 보기 힘든 꽃이다. 이천시 백사면 지역은 100년 넘은 산수유나무가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다.

#경상남도 진해시에서 4월 8일까지 '진해군항제'가 펼쳐진다. 진해는 10만여 그루의 벚꽃이 피어오르는 국내 최대의 벚꽃 1번지다. 4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군항제 기간에는 100만명이상의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는다.

#봄이 오면 제주도 전역을 노랗게 물들이는 유채꽃. 4월 9일부터 15일까지 제주도에서 '제주 유채꽃잔치'가 펼쳐진다. 노란 유채꽃이 만발한 제주의 봄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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