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중진 10여명 총선 불출마 선언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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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나라당 양정규(梁正圭.북제주)의원이 내년 17대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또 김찬우(金燦于.경북 청송-영양-영덕).주진우(朱鎭旴.경북 고령-성주)의원 등 중진 의원 10여명도 국회 예산안이 통과된 뒤 오는 연말께 총선 불출마나 정계 은퇴를 잇따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대표의 현역 의원 대폭 물갈이 방침(본지 12월 6일자 1, 3면)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梁의원은 7일 기자들과 만나 "8일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梁의원은 '완전한 정계 은퇴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는 "비례대표 입후보는 총선 때가 되면 결정될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6선인 梁의원은 한나라당 내의 대표적인 이회창 전 총재 측근이다.

金의원도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년 총선에서 출마하지 않고 정치를 그만두려고 한다"며 "조만간 기회를 봐서 공식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朱의원의 측근도 "내년 총선 불출마는 확정된 상태"라며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성격"이라고 전했다.

목요상(睦堯相)의원도 "중진들 사이에 내년 총선 불출마를 생각하는 의원들이 여럿 된다"며 "일부는 아예 정치권을 떠나려고 하고, 일부는 지역구를 포기하는 대신 비례대표를 바라고 있는 중"이라며 중진 퇴진론을 뒷받침했다.

이미 김용환(金龍煥)의원은 지난 연말에 총선 지역구 불출마 의사를 밝혔고, 강삼재(姜三載)의원도 지난 9월 안기부 예산 전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한나라당 출신인 박관용(朴寬用)국회의장도 수차례 총선 불출마 및 정계 은퇴를 공언한 상태다.

하지만 당초 불출마를 고려했던 일부 의원들은 "떠밀리는 모습으로 그만둘 수는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유흥수(柳興洙)의원도 7일 "정치불신이 깊은 상황에서 한때 지역구 불출마를 적극 검토했으나 자꾸 '물갈이'대상으로 거론돼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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