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해외 유입 자금 규모가 "최대변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개방 원년인 내년 주식 시장에는 변수가 많다. 시장개방, 남북관계 개선, 4대선거등이 그것이다. 이들 변수는 하나같이 파급효과가 큰 것들이며, 진행양상에 따라 주식시장은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여겨진다.
국내외 증권사와 연구소,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볼때 1·4분기에 종합주가지수 6백선 전후의 최저치를 기록한 뒤 하반기부터 점점 상승, 8백선까지 오르리란 전망이 많다.
중요한 재료별로 시장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시장개방=국내증시 여건이 썩 좋지 않아 초반부터 외국자본이 몰려들리란 전망은 많지않다. 2·4분기 후반이나 하반기 들어 시장이 안정되면서 본격화 되리란 예상이다. 내년 한해동안 들어올 외국자본은 1조∼1조5천억원선에 이르리란 전망이 많다.
우리의 시장개방 폭은 이미 개방한 다른 나라에 비해 넓은편이다. 국민주인 한전과 포철만 발행주식총수의 8%로 제한했으며, 당초 8%로 제한하려 했던 운수·통신·금융·방위산업도 일반업종과 마찬가지로 10%로 늘렸다. 해외증권 발행기업과 외국인 투자 합작기업은 25%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내년부터 국내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를 위해 등록한 외국인(27일 현재 4백87명) 을 보면 덩치 큰 자금을 들여 올만한 기금등 기관투자가가 60여곳으로 당초 예상에 못미친다. 개인은 화교들 (전체의 44%인 2백15명)과 국내 거주기간이 6개월 이상으로 주식투자 자격이 주어졌던 외국기업의 한국 주재원이 대부분이다.
또 예상보다 일본계의 등록이 적은 편이다. 이는 일본내 주가하락과 노무라등 4대증권사의 증시 스캔들 여파에 한일양국간 이중과세 방지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아 다른 나라와는 달리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세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 여건을 보는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의 시각도 훨씬 냉정해졌다. 산업증권에서 지난9월말 (당시종합주가지수 6백99선대)조사한 것과 동양증권에서 이달중순(당시지수 6백15선대) 에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은행·증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비교해보면 나타난다. <표참조> 주가지수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다. 2개월여사이 우리 증시 여건 악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 관계 개선=남북교류 합의서 채택에 이어 북한이 비핵화 공동선언도 채택키로 함에 따라 관계개선 전망이 더욱 밝아졌다.
남북간 경제협력문제가 단순한 물자교역을 벗어나 합작공장 건설, 섬유·전자·생필품의 직교역, 두만강유역의 경제특구개발사업에의 참여등이 이뤄지면 증시에 커다란 호재가 된다. 1·4분기중 남북정상회담이 성사 될 경우 증시의 중요이슈로 등장할 것이며, 북방관련 업종인 무역·건설업종이 각광을 받으리란 예상이다.
◇4대선거=선거때면 아무래도 돈이 많이 풀린다. 따라서 물가가 들먹거리게 되며 통화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각종 공약사업이 남발되면 진정세를 보여 주식시장에는 다소 도움을 주었던 부동산경기가 다시 꿈틀거릴 수도 있다. 선거결과에 따라 바뀔 정국의 향방도 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과거 선거때 주가는 당시 경제사정에 영향을 받았다. 경기 상승 국면에서는「선거전 조정→선거후 상승 양상을 보였는데, 경기 후퇴 국면에서는 주가가 하향추세 속에서「선거전 소폭반등→다시 하락세였었다.
따라서 선거를 전후해 나타날 수 있는 호재와 기대감이 어느 정도 단기적인 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내년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상태이므로 불리하게 작용하리란 전망이 많은 편이다.
◇금리자유화=정부의 금리자유화 일정에 따르면 92년 하반기∼93년중에 대부분의 1, 2금융권 여신과 2년이상 장기수신 금리를 자유화하도록 돼있다. 선거가 있는데다 물가불안, 자금사정등을 감안할 때 93년중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내년하반기중 이 2단계금리 자유화가 시행될 경우 아무래도 초기에는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경우 단기적으로는 금융비용 상승에 따라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지고 주식투자보다 고수익 대체금융상품의 경쟁력이 높아져 증시주변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을 가져오리란 예상이다. 따라서 주식시장에는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란 이야기다.
◇증시수급=공급측면을 보면 유상증자의 경우 올해 광주은행의 증자허용에 이어 내년에는 금융업에 대한 증자규제 완화가 예상된다.
기업공개도 올해보다 약간 늘어나거나 올수준을 지키리란 전망. 올해 공모한 외환은행 주식이 장외시장에 등록되면 줄잡아 3천6백억원 정도의 물량공급효과를 낸다.
또 대규모 기업집단의 상호 출자한도 초과 해소기한이 92년3월이라서 2천억원 정도의 해당 기업대주주 보유물량이 매물로 나오리란 예상이다.
올 연말주가를 곤두박질시켰던 신용만기물량 또한 내년1월까지 3천여억원으로 계속 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2월에는 1천억원대로 줄어드는데 3월에는 다시 늘어난다.
수요의 최대변수는 시장개방에 따른 해외자금 유입이다. 은행·투신사·증시안정 기금등 기관투자가의 신규매입 여력은 4조5천억원 선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다 고객예탁금, 증권사의 새로운 신용융자분까지 합치면 수요가 공급보다 1조5천억원 정도 많으리란 증권사의 전망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