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납골사원」세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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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납골사원이 세워진다. 사단법인 한국 불교대원회(이사장 권오현)가 관계당국의 인가를 받아 경기도 가평군 하면대보리에 마련중인 원탑사가 그것.
지난15일 착공식을 가진 원탑사 조성공사는 부지정리 및 진입로 포장에 이어 극락전·지 장전·향적당(식당)·요사채등의 건축물 공사를 마무리 지은뒤 적어도 내년 11월 중순께까지는 완공과 함께 납골업무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완공까지 총15억원이 투입될 원탑사의 특징은 3천기의 납골탑이 늘어서는 한국최초의 탑파형 부도공원으로 꾸며진다는 것. 납골탑은 높이2.1m, 기단높이 0.5m의 동일한 규격과 형식으로 조형되는 화강암 3층 석탑으로 탑신을 개폐식으로 만들어 분양자가 원할 때마다 납골함을 추가로 봉안할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는 것이 대원회 측의 설명이다. 이경우 한기의 납골탑에는 가운데 탑신에 4인, 하단탑신에 9인등 모두 13인의 유골을 봉안할 수 있으며 뼈를 빻으면 25인도 가능하다는것. 이처럼 많은수의. 납골함 봉안이 가능하기 때문에 특히 후손들이 문중선대의 분묘를 모두 수습, 그 유골을 한자리에 집단으로 모셔놓고 기제사등의 가족의식을 매우 간편하게 치를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는 이야기다.
대원회의 이같은 대규모 납골사원 건립은 우리나라 장묘제도의 우려할만한 관행을 재고하게 하는 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의 장묘제도는 매장을 위주로 하고 있어 한번 장사를 지내면 묘지가 영구화하여 다른 용도로 바꿔 쓰는 일이 불가능하게 돼 있다. 그 때문에 국토의 경관이 심하게 훼손되고 토지의 개발이나 이용이 막히게 되며 갈수록 묘지확보의 어려움이 심화되는 등의 문제점이 파생되고 있다. 매년 새로 생기는 분묘는 20만기로 여의도 넓이의 1.6배에 이르는 귀중한 당이 생산성과는 거리가 먼 묘지로 수용되는 실정이다.
대원회가 건립을 추진중인 납골사원 원탑사는 우선 회원가족을 중심으로 납골탑을 분양해 나가다 점차 일반에게도 문호를 개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대원회측은 분양에 따른 납골탑의 관리 외에도 행정관서 등에서 의뢰해 오는 처리곤란한 무연고유골 1만함을 원탑사내 지장전에 따로 봉안해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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