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인 경제평론가 정득환(45.필명 정상)씨가 내세운 기본 관점은 역사는 그냥 흘러간 과거가 아니라 현재 상태를 변화시키는 선험적 모티브로 작용한다는 것.
특히 그는 역사는 반드시 정의의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 책의 논조가 거침없는 비판으로 출발해 일정 대안을 찾는 데 주력하는 것은 필자의 그런 시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총 4백96쪽인 이 책은 '새로운 역사 인식'(1부), '정치 수상 및 논고'(2부), '정책 비평 및 제안'(3부)으로 구성돼 있다.
북핵 갈등부터 실업자의 하루까지 다뤄질 정도로 책에 나열된 현안의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예컨대 행정수도 이전 문제에 대해 필자는 안적.물적 이동의 축을 변경하는 행위로 산업 전반의 재편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비용 증가에 따른 비효율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의 부동산 투기 대책에 대해서도 비판적이긴 마찬가지다. 필자는 현재의 부동산 가격은 국민의 소득보전을 근간으로 한 것이 아니라 1998년부터 도입된 정부 저금리 정책의 후유증일 뿐이라는 점에 버블 붕괴의 소지를 안고 있다고 말한다. 정책 입안자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겠다며 결과론적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본질적 해법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충고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단행본 '뜨거운 감자'는 궁극적으로 갈등의 구도를 해소하면서 공존의 패러다임을 찾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책은 많은 어젠다를 한꺼번에 다루는 바람에 집중력을 잃고 있는 듯한 느낌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