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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리포트] 주성엔지니어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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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국내 한 증권사는 '명가(名家)의 부활'이라고 표현했다. 재도약하고 있는 주성엔지니어링㈜을 두고 한 말이다. 지난해 7월 5200원대까지 떨어졌던 이 회사의 주가는 이후 8개월째 계속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99년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반도체.LCD 장비업체. 반도체 증착장비(CVD)가 초기 주력 생산품목이었다. '증착'은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에 전기적 신호를 보내는 얇은 막을 입히는 공정 중 하나다. 이 공정이 반도체 생산성을 결정한다. 증착 장비는 당시 미국.일본의 몇몇 기업만이 만들고 있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이 기술로 한 때(2000년 2월) 액면가 500원에 주가가 12만 원을 넘으며 '코스닥 명품주'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2001년 최대 매출처와 거래가 끊기고 반도체 업황마저 침체기에 빠지면서 쪼그라들기 시작해 2003년 3월엔 주가가 155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주성엔지니어링은 꾸준한 기술개발 덕분에 액정표시장치(LCD)용 증착 장비 개발에 성공해 2004년 극적으로 회생했다. 2005년 LCD 업종이 불황을 겪으면서 회사 사정이 또다시 나빠졌지만, 이번엔 반도체 원자층 증착 장비(ALD) 개발로 탈출구를 찾았다. 기존 반도체 CVD 기술을 뛰어넘는 최첨단 장비다.

이 회사의 최대 자산은 '특허'다. 1995년 설립 이래 10여 년간 등록된 특허가 337건에 이른다. 출원한 것을 포함하면 840건, 미국 등 해외특허도 96건에 이른다. 이 같은 성과로 지난해 매출 1210억 원에 당기순이익 169억 원을 올렸다. 매출에서는 전년(1312억 원)보다 못하지만, 순이익은 전년(49억 원)의 3배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부채비율은 지난해의 경우 54.2%.

올 1분기 실적 전망도 좋다.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하이닉스 등으로부터 430억 원 규모의 반도체 장비를 수주했기 때문이다 한누리투자증권은 남대종 선임연구원은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22.8%, 84.2% 증가할 것"이라며 "2006년 1분기 이후 최대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누리투자증권은 22일 주성엔지니어링이 2분기에도 해외에서 반도체 생산업체를 새로운 고객으로 유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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