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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가 맡을 역할없다”/뉴스위크 한국판 옐친대통령 단독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생활수준 개선 우선/군 장성들 신뢰할만
뉴스위크 한국판 신년호는 소련을 대신해 내년 1월1일 공식출범하는 독립국가공동체에 대한 이모저모를 독립국가공동체의 산파역이자 치고실력자로 떠오른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의 육성을 통해 직접 전달하고 있다.
다음은 25일부터 발매되는 뉴스위크 한국판의 옐친 대통령 독점인터뷰 요지.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앞으로 맡을 역할은.
『없다.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밝히면 고려할 용의는 있으나 우리가 제안하는 것은 서툰 짓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잘못을 꼽는다면.
『그는 공산주의와 시장경제,국유재산과 사유재산,다당제와 공산당 권력독점 등 공존할 수 없는 것을 공존시키려 했다. 최근의 실책은 소련을 단일국가로 만들려 한 것이다.』
­귀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인민들의 생활수준 개선이 제일 중요할 뿐 내 운명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러시아인들이 서방의 원조에 너무 기대고 있는 듯하다. 그들이 개혁에 참여하겠는가.
『우리국민은 자부심이 강하다. 인민들은 창의력을 발휘,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19세기 러시아공산품은 세계적이었음을 잊지 말라.』
­서방세계는 러시아에 식량원조를 해주고 싶어도 부패한 배급체계 때문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리라는 걱정으로 망설이고 있다.
『전에는 그랬지만 그 기구들은 모두 해체됐다. 새로 만들어진 러시아공화국 기관들은 아직 부패할 사이도 없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으로부터 군통수권은 이양받았나.
『진행중이다.』(옐친 대통령은 21일 알마아타에서의 독립국가공동체협정 서명을 계기로 군통수권 이양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
­러시아공화국만 핵무기를 보유하는가.
『각 공화국이 각기 통제하진 않을 것이다. 핵무기는 중앙통제된다.』
­브레스트협정에 따르면 독립국가공동체는 통합사령부를 갖게 되나 우크라이나는 자체군을 갖겠다고 하는데.
『우크라이나는 지상군만 보유하고자 한다. 나머지는 전략군 통합사령부의 지휘를 받게 된다.』
­쿠데타 재발가능성은.
『브레스트협정후 나는 모든 장성들과 회담,상호이해에 도달했다. 적어도 장성급에선 모반행위가 없으며 국방부 고위인사들도 신뢰할만 하다. 군고위층에 호전적인 사람은 없고 지성인들만 있어 걱정할게 없다. 만일 구소련지도층이 군사쿠데타·내전·식량폭동 등을 운운하면서 대중을 자극한다면 더이상 화를 참기 어려울 것이다.』
­한밤중에 잠이 깬다면 무엇을 걱정하는가.
『보통 4∼5시간 자는데 5∼6번은 깬다. 공동체로의 전환을 어떻게 이룩하며 누가 이 일을 어떻게 방해할지를 가장 먼저 생각한다』
­누가 방해할 것 같은가.
『공산당 잔존세력과 전 중앙정부관리들 일부가 그럴 가능성이 있다』
­지난 8월19일 쿠데타군 탱크위에 올라섰을때 쿠데타를 저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나. 또 당시 최악의 순간은.
『1백% 확신은 없었다. 국가보안위원회(KGB) 특수부대인 알파부대가 러시아공화국 의사당을 공격하려 했을때가 가장 어려웠다. 나에 대한 암살명령이 발효중일 때도 어려웠다. 그들이 나를 사살하지 않은 것이 큰 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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