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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4년 만에 복귀하는 홍진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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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라디오 정오 시간대에 '여인 천하'가 펼쳐진다. 전통적으로 낮 12시는 각 라디오 방송사에 중요 시간대 중 하나다. 주부뿐 아니라 점심시간 동안 잠시 라디오를 듣는 회사원까지 청취자가 몰리기 때문이다. 입담이라면 한가락 하는 유명 여성 DJ들이 포진된 이 '접전지'에 홍진경(사진)이 뛰어들었다. 다음달 16일부터 그동안 김구라가 진행해 오던 KBS쿨FM '가요광장'을 맡게 된 것이다.

그가 방송에 복귀한 것은 4년 만이다. 그는 당시 방송에 큰 상처를 받고 떠났다고 했다. 작가나 PD의 의도에 따라 실제 자신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이미지가 형성되는 방송계의 풍토를 더 이상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거액의 위약금까지 물면서 여의도를 떠났다. 그 사이 그는 결혼도 하고 홈쇼핑을 통해 시작한 김치 사업도 큰 성공을 거뒀다.

그는 "화장 안 해도 되고 다이어트도 신경 쓸 필요 없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자신감을 회복했다고 느낄 즈음 KBS로부터 라디오 방송 진행 제의가 들어왔다. "라디오는 내 숨소리까지 편집 없이 그대로 나가잖아요. 내 영혼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출연을 결정했어요."

같은 시간대 MBC FM4U에선 정선희가 '정오의 희망곡'을, KBS2 라디오에선 이영자가 장동혁과 함께 '싱싱한 12시'를, SBS 파워FM에선 최화정이 '파워타임'을 진행한다. 정선희.이영자.최화정 모두 홍진경과 절친한 연예인들이다. 수시로 만나 저녁 식사를 하며 수다를 떠는 사이다. 불과 몇 달 전엔 함께 일본 여행도 다녀왔다. 그의 방송 출연이 결정되자 최화정이 "우리들 입답이 세긴 센 모양"이라고 말했단다.

그는 "선희 언니에겐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공감시키는 능력이, 화정이 언니에겐 언뜻 단정한 이미지이면서도 방송 중 기꺼이 망가지는 프로의식이 배울 점"이라고 평했다. 모두 오랫동안 이 시간대를 지켜 온 터줏대감이지만 그는 전혀 기죽지 않는다고 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끼에 30대에 접어들면서 쌓은 '연륜'까지 더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자신감이다.

그는 "4년 전 '다시는 방송을 안 하겠다' 맹세했지만 지금 와 돌아보니 맹세는 함부로 하는 게 아닌 것 같다"며 "앞으로 좋은 프로그램이 들어온다면 TV 출연도 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글=김필규 기자<phil9@joongang.co.kr>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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