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폭력계 거물들이 정치권 인사와 결탁해 대한태권도협회를 장악했던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밝혀졌다. 서울지검 강력부(부장검사 金洪一)는 5일 태권도협회장 선거과정에서 폭력배를 동원, 상대 후보 지지자의 선거 참여를 막은 혐의(업무방해 등)로 구천서(具天書.53.사진) 대한태권도협회장과 이승완(李承.63) 전 호국청년연합회 총재 등 4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미국으로 달아난 전 협회 전무이사 박종석(60)씨에 대해 같은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고, 협회 상임부회장 韓모(63)씨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자민련 소속 전직 국회의원(14,15대)인 具씨는 지난해 2월 실시된 회장 선거에서 폭력배와 태권도인 등 3백여명을 동원해 자신을 지지하는 대의원 17명과 협회 관계자만 대회장에 입장시켜 선거를 치러 당선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具씨는 이 과정에서 협력한 협회 관계자 등에게 2천5백만원을 제공한 혐의(배임 증재)도 받고 있다.
당시 협회 고문이던 李씨는 具씨와 짜고 朴씨 등과 함께 대회장을 봉쇄해 상대 후보 측 지지자와 대의원들이 입장하지 못하도록 막은 혐의다. 李씨는 당시 이의를 제기하던 모 대학 태권도학과 교수를 폭행한 혐의도 드러났다고 검찰은 밝혔다. 李씨는 또 지난해 9월 태권도 전자호구 납품과 관련해 업체로부터 일제 렉서스 승용차 리스료 3천3백만원을 받고 법인카드를 건네받아 1천5백만원을 사용한 혐의(배임 수재)도 받고 있다.
김원배.이수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