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늘리려 가공식품 연구|식품개발연 김길환 박사|쌀로 고기·요구르트까지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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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쌀의 누적 재고량이 1천5백만섬에 이르면서 보관비용만도 연간 4천3백억원이 들고 있으나 쌀소비는 갈수록 줄어 당국이 골치를 앓고 있는 것이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이런면에서 국가적 차원의 쌀소비촉진 방안연구의 사령탑을 맡고있는 한국식품개발연구원 쌀이용센터장 김길환박사(50)의 어깨는 매우 무겁다. 『쌀 소비 확대는 해마다 사회적 홍역을 겪게하는 추곡수매문제까지 쉽게 풀어가는 방법』 이라고 설명하는 김박사는 현재 쌀의 가공식품화비율이 전체소비량의 5%정도밖에 안돼 이를 15%로 끌어올리는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연간 5백만섬을 가공식품으로 소비하게되면 보관비 절감효과만도 1천7백억원에 달한다는것.
쌀소비의 확대는 또 서구화된 식생활로 지방분의 섭취가 증대돼 성인병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국민보건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김박사는 설명했다.
올1월 설립된 쌀이용연구센터는 쌀가공식품의 편의성과 맛을 높이는데 초점을 두면서 ▲가공식품의 연구개발▲밥의 저장도 향상▲학교 급식등 대량소비방안등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에서 86년부터 지금까지 개발한 쌀가공식품은 쌀고기등 모두 30여종.
쌀고기는 쌀과 콩단백질을 3대7로 혼합, 첨단식품가공기술인 압출성형공법으로 만든 순식물성 고기로 고단백·저지방·무콜레스테롤로 내년 1월부터 시판될 예정이다.
쌀요구르트는 쌀을 효소처리한 것으로 우유로 만든 요구르트보다 원가도 30%정도 싸며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사람도 먹을수 있는 영양식.
또 물에 씻지않고 바로 밥을 할수 있는 청결미, 인삼의 맛에 쌀의 맛이 조화된 쌀인삼스낵, 물에 넣고 끓이기만 하면 숭늉이 되는 숭늉분말등도 이 연구센터의 개발품이다.
쌀소비 감소뿐 아니라 외국으로부터 가공식품이 물밀듯 들어오고 있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한 김박사는 『내년에는 아기들의 쌀이유식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밀·옥수수·콩·사탕수수·기름등 5가지 식량자원의 수입이 연간 24억달러에 달해 원유수입액 1백억여 달러의 4분의1가량 되는 것을 개탄하는 김박사는 『쌀소비 확대에 대한 정부당국자들의 이해부족도 큰 문제』 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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