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북지역 새투자지 “각광”/교역이점풍부 국내기업 잇따라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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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중·소·북한 무역전진기지로 유망
북한·중국·소련을 잇는 두만강경제특구개발에 관한 논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중국의 요령·길림·흑룡강성 등 동북지역에 대한 국내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 주목받고 있다.
중국을 흔히 북경·상해등의 중부권과 광동성 등의 남부권,길림성 등의 동북권으로 구분하고 있는 국내기업들은 그동안 주로 중·남부권진출에 치중해왔었다.
그러나 최근 국내종합상사들은 동북권내의 지사설립·공장건설 등에 눈을 돌리고 있으며 중소기업들의 이지역 투자진출도 부쩍 증가했다.
특히 요령반도개방구역내의 대련항은 종합상사들의 동북권진출 거점이 되고 있다.
삼성물산과 (주)선경이 지난 9월과 11월 각각 중국정부로부터 대련지사설립을 허가받았으며 연락사무소형식으로 지사를 운영해온 (주)대우·현대종합상사도 중국정부에 정식지사설립허가를 신청중이다.
그밖에 럭키금성상사와 (주)쌍용도 지사설립을 적극 추진중이다.
직접투자진출도 활발,(주)대우는 지난 9월 대련에 총 4백47만달러를 투자,내년 3월까지 가방·텐트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며 럭키금성상사도 대련에 신발·전자공장설립을 검토중이다.
이 지역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투자진출도 부쩍 늘어 올들어 10월말까지 한국은행의 허가를 받아 이루어진 중국투자 50건중 28건이 동북 3성 지역이었다.
이같이 국내기업들이 동북권에 몰리고 있는 것은 이지역에 풍부한 지하자원·농산물·값싼 우수인력이 있을뿐 아니라 중공업단지도 있어 교역조건이 유리한데다,장기적으로 중·소·북한간 국경무역의 전진기지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럭키금성상사의 백영빈 시장 개척부장은 『이지역에서 석탄·화학·자동차등 중공업이 예전부터 발달해 철강재등 원자재수요가 많고 의사소통이 원활한 교포인력이 많은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연변을 비롯,동북 3성에는 1백50여만명의 교포가 살고 있으며,이 지역의 인건비도 상해 등에 비해 70%수준(월급 70달러정도)에 머물러있다.
그러나 이 지역에 진출한 국내종합상사들은 아직 수출보다는 수입에 치중하고 있다.
대련에 진출한 종합상사들의 올해 대중무역실적은 회사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사별로 지하자원·농산물수입 1억∼3억달러,철강재·화학원료·소비재등 수출 8천만∼1억5천만달러로 전부 수입초과를 예상하고 있다.
수입초과의 무역구조에도 불구,이 지역은 남북경제교류가 확대되고 두만강 경제특구개발 구상이 진전되면서 지리적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주)대우의 김재경 중국·동남아담당부장은 『동북아경제권이 형성될 경우 대련은 전진기지가 될 것이며 남북관계 개선여부에 따라서는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단동을 통한 우회적인 대북진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대종합상사의 양승석 차장은 『동북권진출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통일을 염두에 두고 사전대비하는 자세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동북권진출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미 미쓰비시등 일본의 17개 종합상사가 대련에 지사를 설립,우리보다 몇발짝 먼저 진출해있어 일본기업과의 격돌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또 중국정부도 최근 자국기업의 한국지사 설립허가가 늦어지는데 불만,한국기업의 현지지사설립 및 주재원 비자연장 등에 제동을 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오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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