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가 둘째아들의 축하 뽀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6년 만에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한 이봉주는 후배들에게 충고하면서 "케냐 선수라고 겁먹지 말라"는 조언도 했다.
-전체적으로 레이스를 평가해 달라.
"큰 고비는 없었다. 초반 페이스가 예상보다 느렸다는 것 빼고는 전반적으로 무난한 레이스였다. 주변에서 (많은) 나이 얘기를 하면서 우려했던 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감독님이 짜 준 스케줄대로 훈련했고, 작전대로 페이스를 조절했다. 무리 없이 뛰었다. 날씨도 좋았다. 잠실대교 건널 때 바람이 약간 있었지만 최적의 조건이었다."
-막판 역전 순간은 어땠나.
"케냐 선수(폴 키프로프 키루이)가 순간적으로 나간 것뿐이라고 봤다. 어느 정도까지만 따라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 선수가 계속 그렇게 (빨리) 뛸 순 없을 걸로 알고 있었다. 끝까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따라잡을 수 있다고 느꼈다."
-2시간7분대 기록을 놓쳤는데.
"기록에 대해선 미련이 없다. 내가 생각했던, 목표로 했던 기록을 달성해 만족한다. 기록보다 자신감 회복이 큰 수확이다."
-그동안 힘든 레이스를 보기 안쓰럽다던 가족들이 모두 나와서 응원했는데.
"어머니, 아내, 아들 둘이 다 나왔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지만 집에서 복근 운동을 하면 옆에서 막 따라하기도 한다. 골인하고 나서 첫 마디로 '아빠가 뛰는 것 봤느냐'고 물어봤다."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아프리카 선수들에 비해 (마라톤)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아프리카 선수라고 해서 따라잡지 못한다고 위축돼선 안 된다. 나도 나이가 많다고 처진다는 생각은 절대 안 한다. 우리 갈 길만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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