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AEA 복귀 긍정적 2·13합의 전면 이행 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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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14일 북한 방문을 마치고 베이징에 도착해 "북한이 IAEA 회원국 복귀에 긍정적 입장이며, 2.13 베이징 합의를 전면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6시쯤 수행원들과 함께 전세기편으로 베이징 난지핑(南機坪) 공항에 도착, 숙소인 캠핀스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북한의 IAEA 사찰단 입국 허용 여부에 대해 "다른 당사국들의 약속(2.13 합의) 이행에 좌우될 것"이라며 "북한은 금융제재 해제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북한은 금융제재가 해제되는 즉시 영변 핵시설을 폐쇄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북한과) 뒤를 돌아보지 말고 확신을 갖고 전진(look forward)하자고 의견을 같이했다"면서 "비핵화는 하룻밤에 이뤄지지 않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며 매우 복잡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태도에 대해서는 "매우 협조적이었으며, 이번 방문에서 그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근거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의 면담이 불발된 것과 관련, "처음에는 6자회담 준비 때문에 바쁘다는 이유였고, 출발 직전에는 김 부상의 몸이 아파 못 만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아태담당 차관보는 "김 부상이 6자회담 준비 등으로 바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두 사람의 면담 불발이 나쁜 신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13 합의 이행 차원에서 북한의 초청을 받아 13일 방북한 엘바라데이 총장은 북한 원자력총국 이제선 총국장, 김형준 외무성 부상 등과 회동했다. 그는 북한이 다음달 14일까지 이행할 조치인 영변 핵시설 폐쇄.봉인 상태를 감시할 IAEA 사찰단의 입국 시기 및 활동 범위 등에 대해 북측 인사들과 협의했다. 2.13 합의에 따르면 북측은 합의 시점부터 60일 이내에 영변 핵시설 폐쇄.봉인 조치를 취하고 그에 대한 검증.사찰활동을 수행할 IAEA 요원의 입국을 허용해야 한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이르면 15일 6자회담 본회담과 실무그룹 회담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 중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비롯한 각국 6자회담 대표단과 만나 북한과의 협의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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