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물서 발암성 물질 검출/경인지역/클로로포름 국제기준치 초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소보원 조사… DDT까지 나와
서울지역의 수도물에서 발암성 물질로 알려져 있는 THM(트리할로메탄)중 가장 많은 물질인 클로로포름이 WHO(세계보건기구)의 최대허용기준치 30PPB를 1.5∼2.3배 초과하는 45∼70PPB가 검출돼 수도물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또 한국에서는 유독성 때문에 69년 품목취소돼 생산되지 않는 농약인 살충제 DDT도 미량이지만 서울·인천지역 수도물에서 검출되었다.
이는 한국소비자보호원(원장 박필수)이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서울 22곳,인천 10곳 등 32곳에서 채취한 가정의 상수도물에 대한 수질검사 결과 밝혀졌다. 클로로포름은 마취제로 사용되며 간장·신장에 나쁜 영향을 주고 일부 동물군시험에서는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사람의 경우 30PPB가 스며있는 물을 하루 2ℓ씩 장기복용할 경우 암유발 가능성이 10만명당 1명 정도라는 시험결과가 나와 있다.
한편 DDT는 서울 6곳,인천 2곳 등 8곳의 수도물에서 WHO허용기준치 1PPB보다 훨씬 적지만 0.01∼0.06PPB가 검출됐다.
이밖에 서울 7곳,인천 10곳에서는 가정용 에어로졸 분무제·살충제·방역제 등으로 많이 사용되는 유기인제 농약 디클로보스(DDVP)도 검출됐다.
그러나 현재 클로로포름이나 DDT·DDVP에 대한 국내 기준치는 정해져 있지 않다.
클로로포름은 THM으로 불리는 물질의 주성분중 하나인데,THM은 수도물 소독제로 쓰이는 염소가 물속에 있는 유기물질과 반응할 때 생성되는 물질을 총칭하며,그중 클로로포름이 제일 많고 디브로모클로로메탄·브로모포름도 함께 생성돼 이들이 종합작용해 발암작용을 한다(THM 국내 허용치는 1백PPB 이하).
한편 DDT는 자연상태에서 반감기가 30년인데,이번에 검출된 성분은 자연에 남아있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서울시는 현 단계로선 아직 위험한 정도는 아니지만 안전한 수질관리를 위해 수질검사기준 강화를 보사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