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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광란' 미국이 춤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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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3월의 광란(March Madness)'에 빠진 미국이 '거대한 춤판(Big Dance)'을 벌이기 시작했다.

미국대학스포츠(NCAA) 남자농구 64강 토너먼트 진출팀(65개교)이 12일(한국시간) 확정됐다. 토너먼트는 네 개 지구로 나눠 치러지고, 각 지구 1위 팀이 파이널포(4강.Final Four)에 진출한다.

<대진표 참조>

지난해 우승팀 플로리다대가 전체 톱시드로 중서부지구 1번 시드를 받았다. 최고 승률(30승3패)팀인 오하이오대를 비롯한 캔자스대, 노스캐롤라이나대가 각각 지구 1번 시드를 받았다. 64강 마지막 자리를 놓고 랭킹 64, 65위 팀인 플로리다 A&M대와 나이애가라대가 14일 맞붙는다. 이 경기를 시작으로 막을 올리는 토너먼트는 4월 3일 결승전까지 이어진다.

'3월의 광란' '거대한 춤판'은 모두 3월의 대학 토너먼트를 가리키는 말이다. 경기는 모두 단판이다. 지난해 8강전에서는 4개 지구 1번 시드 팀이 모두 떨어졌다. 팬들은 "NCAA 최고의 매력은 '전복(upset)'의 묘미"라고 말한다. 일리노이주 정부 관계자는 "광란이 미국 사회의 건전함에 크게 기여한다"고 말했다. 돈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열정, 강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한 애향심(애교심)이 분출되기 때문이다. 토너먼트 기간에 학생들은 경기를 찾아 유랑하고, 동문은 출신 지역으로 몰려들며, 지역 사회는 온통 토너먼트에 몰입한다. 토너먼트는 명문 간의 명예 대결이며, 이는 미국 사회에 퍼져 있는 동문의 자존심, 지역 주민의 자긍심과 깊은 관련이 있다.

미국 대학 농구 1부 리그는 31개의 지역 콘퍼런스(conference)로 구성되며, 336개 대학이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이들 중 65개 팀만이 광란의 대열에 낄 수 있다.

▶2년 연속 우승팀 나올까

플로리다대가 올해도 우승한다면, 1992년 듀크대 이후 15년 만에 2년 연속 챔피언이 탄생한다. 지난해 최우수선수 조아킴 노아와 코리 브루어, 알 호퍼드 등 우승멤버가 건재하다. 3학년 파워포워드 노아(2m11㎝)는 80년대 세계 테니스계를 호령했던 수퍼스타 야닉 노아의 아들이다. 아버지의 운동신경을 그대로 물려받은 노아는 실력.근성.리더십을 모두 갖춘 선수다. 지난해 토너먼트가 끝난 뒤 "지금 바로 NBA 드래프트에 도전해도 1순위 지명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다. 올 시즌 평균 11.9득점.8.2리바운드를 기록한 노아는 "우리는 아직 배고프다"며 "3월이다. 우리의 시간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가 이끄는 플로리다대는 12일 남동부 지역(SEC) 결승전에서 아칸소대를 77-56으로 대파하고 지역 우승컵을 들었다. 그들의 우승과, 미국 전체 대학을 통틀어 '톱 시드'를 받았다는 사실이 어우러지면서 플로리다는 벌써 '광란'이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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