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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바 재즈페스티벌' 뒤흔든 제이미 컬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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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컨벤션센터. 2일부터 사흘간 계속된 '자바 재즈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할 헤드라이너(메인 아티스트) 제이미 컬럼(25.영국)이 무대에 올랐다. 입장 수시간 전부터 공연장 앞에 장사진을 이뤘던 수천 명의 관객은 공연장이 떠나갈 듯 비명을 질렀다. 청바지에 운동화, 그리고 해골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오른 그가 선사한 첫 곡은 '아이 겟 어 킥 아웃 오브 유(I Get A Kick Out Of You)'.

컬럼은 넘쳐나는 흥을 주체하지 못해 무릎과 발, 엉덩이로도 피아노 건반을 두들겼다. 객석은 금세 달아올랐다. 그가 피아노 건반을 밟고 뛰어넘는 퍼포먼스는 예사다. 무엇보다 무대 전체를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대단했다. 그는 관객의 뜨거운 반응에서 진정 '킥(Kick, 흥분.자극)'을 얻는 듯했다.

이어 컬럼이 '왓 어 디퍼런스 어 데이 메이드(What A Difference A Day Made)'를 부르자 객석은 그의 호흡 하나 놓칠까 숨을 죽였다. 피아노에 대한 모독? 그는 지금까지 공연을 하며 피아노 10여 대를 망가뜨렸지만, 누구 하나 비난하는 이는 없었다.

건반을 매만지는 그의 손길을 섬세했다. 특히 감미로운 선율을 연주할 땐 마치 애인을 다루는 듯했다. 재즈 아티스트이면서도 록의 열정마저 느껴졌다. 해리 코닉 주니어의 감미로움과 빌리 조엘의 감성, 그리고 노라 존스의 재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 그다.

게다가 그는 미소년을 연상시키는 빼어난 외모 덕분에 '재즈계의 베컴(데이비드 베컴.영국의 미남 축구선수)'으로도 불린다. '운동화를 신은 프랭크 시내트라'라는 수식어는 스탠더드에만 머물지 않는 그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잘 표현해 준다. 재즈계의 아이돌 스타로 군림하며, 전 세계에 수많은 여성 팬을 거느리고 있는 그를 공연 직후 만났다.

-많은 뮤지션에게 영향을 미치는 아티스트로 평가받고 있다.

"나 또한 선배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다른 뮤지션들이 내게 영향을 받았다면 그건 내 영향이 아니라 내 선배들의 영향일 것이다. 지금도 나는 많은 위대한 선배들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

-당신에게 영향을 준 대표적 뮤지션은 누구인가.

"내 음악은 재즈 외에도 많은 음악적 요소가 섞여 있다. 레드 핫 칠리 페퍼, 메탈리카 등 록 그룹부터 비틀스, 라디오 헤드 등 브리티시 밴드들…. 그리고 기본적으로 피아노와 기타를 연주하는 많은 재즈 뮤지션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요즘은 브래드 멜다우나 마샬리스를 많이 듣는다."

-당신의 음악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많은 장르와 교류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 음악의 기본은 재즈이고, 나는 재즈 뮤지션이다. 다른 음악과 다르게 재즈는 연주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다른 아티스트들과 함께 손을 맞추고, 또 그들의 음악을 듣고 보는 것으로 완전해진다. 이런 과정이 내가 음악을 하는 방식이고, 재즈의 특징이다. 재즈 페스티벌에 참가한 이유는 나와 다른 많은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우리 밴드와 발리에서 며칠간 휴식을 즐길 수 있다는 이유도 있다. (웃음)"

-작업 중인 새 앨범의 컨셉트는.

"이번 앨범에선 내 피아노 연주에 베이스.드럼 등을 함께 편성했다. 레드 제플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작업한 앨범 가운데 가장 만족스럽다."

-라디오 헤드의 곡을 연주했었는데, 앞으로 연주하고 싶은 다른 밴드도 있는가.

"요즘 큰 관심이 쏠리는 밴드가 있다. 바로 뮤즈다. 몇 차례 그들의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그들의 공연과 음악은 정말 최고다. 요즘 뮤즈와의 교류를 추진 중이다. 어떤 방법으로든 그들의 음악을 해보고 싶다. 또 모든 아티스트가 그러하듯 비틀스의 음악에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

자카르타=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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